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겸 프로야구 SSG 랜더스 구단주는 ‘야구’에 진심이다. 이런 구단주는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프로야구를 진정한 스포츠 산업으로 발전시키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청라돔 건설이다.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청라돔은 100% 민간 자본으로 세워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경기장이다.
정용진 구단주의 강력한 의지와 집념이 없었다면 범접할 수 없는 도전이다. 청라돔은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정용진 구단주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자격이 있다. 40억 원을 들여 클럽하우스를 개조한 구단주는 없었다. 선수들을 진심으로 아꼈다.
SNS를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격려했다. 아마추어 야구를 살리기 위해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만들었다. 야구계는 정용진 구단주의 ‘파격적인 행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정용진 구단주가 야구장, 그리고 팬들 앞에서 모습을 감춘 지 오래됐다. 2024년 이후 즐겨 찾던 야구장 발걸음도 뚝 끊었고, SNS 활동도 중단했다. 그룹 경영에 전념하려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정 구단주가 ‘야구에 정 떨어졌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2022시즌 통합 우승 뒤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을 시작으로 김원형 감독 경질,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 한화 이적 파문, 박정태 퓨처스 감독 선임 등의 문제가 연이어 터졌다. 모든 화살이 정 구단주를 향했다. 정 구단주가 야구단 운영에 너무 깊숙이 개입해 사조직화 한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SSG는 점차 활기를 잃었다. 팀 분위기는 가라 앉았다. 그러던 차에 초대형 악재가 터지고 말았다. 5·18 스타벅스 탱크데이 파문이다. 신세계그룹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팬들과 직접 만나는 야구단은 직격탄을 맞았다. SSG 선수들은 죄인마냥 고개를 숙였다.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SSG는 5월 17일까지 22승1무19패, 승률 .537로 4위를 달리고 있었다. 1위와 고작 3경기 차밖에 나지 않았다. 5월 18일 이후 팀은 믿기 힘들 정도로 무너졌다. 7월 8일까지 9승2무32패로 급전직하했다. 승률 .220이다. 같은 팀이 맞나 싶다. 9위로 곤두박질쳤다. 5위 두산 베어스와 11경기 차가 난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선발 투수진은 난조에 빠졌고, 외국인 투수 교체는 실패의 연속이다. 강력했던 불펜진도 덩달아 무너졌다. 어느 팀보다 견고했던 내야진은 실책을 남발한다. 이숭용 감독의 리더십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팀 전체가 와해됐는데 구단은 손을 놓고 있다. 정용진 구단주만 바라보고 있다.
SSG는 좋든 싫든 정용진 구단주의 관심에 길들여져 있다. 오너가 직접 구단 운영에 관여해 왔다. 야구단을 포기한 게 아니라면 구단주가 나서야 한다.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이번 시즌을 끝낸다면 그 후유증은 오래갈 것이다.
정용진 구단주는 2021년 1월 SK로부터 야구단을 인수했다. 야구를 그룹 주력 사업인 유통과 연계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었다. 2028년이면 그 꿈이 실현된다. 인천 청라지구에 대형 쇼핑몰인 스타필드가 돔구장과 함께 들어선다.
정용진 구단주는 청라돔 시대를 누구보다 학수고대해 왔다. 지금이야말로 정 구단주가 팀에 관심을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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