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이튿날 호흡 곤란…사망 인과관계 인정 판결 잇달아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7.03 00:00 / 수정: 2026.07.03 00:00
접종 후 시간적 근접성·간접사실 종합 판단
정부 재심서도 기존 결정 뒤집은 판단 나와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정부의 피해보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더팩트 DB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정부의 피해보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정부에 피해보상 책임을 묻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한 20대 교대생 A 씨의 유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예방접종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 씨는 지난 2021년 7월 모더나 백신을 맞고 다음날부터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했다. 이후 입원한 병원에서 폐색전증과 뇌경색증을 진단받았고, 수술까지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접종 12일 만에 숨졌다.

유족은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질병관리청은 '백신과 인과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접종 4일 만에 중증 혈전증으로 치료받다 사망한 점 등을 근거로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시간적 밀접성이 있다고 봤다.

같은 재판부는 지난 5월에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한 20대 체육교사 B 씨의 유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예방접종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예방접종과 질병 사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간접적 사실관계 등을 종합해 상당 인과관계를 추론해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 씨가 접종 9일 만에 이상증상을 보였고, 혈전증 치료 과정에서 숨진 사실 등을 고려하면 백신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질병청이 항소를 포기하며 판결은 확정됐다.

지난해 7월에도 모야모야병을 앓던 C 씨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쓰러져 7일 만에 숨졌는데, 법원이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시간적 밀접성을 인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정부 재심 절차에서도 기존 판단을 뒤집은 보상 사례가 나왔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재심위원회는 지난 4월 회의에서 70대 남성과 70대 여성 사례를 심의해 70대 남성에게 보상을 결정했다.

의학적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요구하기보다 접종 시기와 증상 발현 경위, 다른 원인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판단이 이어지면서 사실관계가 유사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판결들은 예방접종 피해보상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피해자 구제에 무게를 둔 판단으로 볼 수 있다"며 "물론 모든 사건에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사실관계를 가진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이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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