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경찰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를 봉쇄하고 있는 시위대의 폭행이나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 총 36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시위대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개표소 봉쇄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방해와 폭행 등 각종 불법행위 총 36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혐의별로는 폭행 등 23건, 명예훼손·모욕 등 6건, 강요·업무방해 등 5건, 공무집행방해 2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의 경기장 출입을 막은 남성 5명과 여성 4명 등 총 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여자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팀 소지품을 무단 수색한 5명 중 3명의 신원을 특정했으며, 출입문 잠금장치를 훼손하고 경기장에 무단 침입한 3명의 신원도 특정했다.
경기장을 관할하는 송파경찰서를 겨냥해 한 언론사 기사에 '송파경찰서 무기고 털고, 우리도 민주화 유공자 돼보자'는 댓글을 작성한 20대 남성, 출입구 인근에서 가스총을 소지한 80대 남성도 적발됐다. 이외에도 시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모욕, 취재진 폭행, 시위 참가자 폭행 등 사건도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폭행과 업무방해, 허위사실 유포 등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유재성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참정권 침해에 대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정당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은 최대한 존중한다"면서 "다만 시설을 장기간 봉쇄하며 출근을 막거나 시민을 폭행하고, 경찰관을 모욕하는 등 법질서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폭행·협박은 물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면밀히 채증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흉기 사용과 집단 폭행 등 중대한 불법행위는 현행범 체포 등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또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불법적인 허위사실 유포 행위는 신속히 수사에 착수하고 관련 정보를 삭제·차단하고 있다"며 "현장 경찰관을 대상으로 모욕과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행위도 엄정하게 사법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찰은 개표소 진입 및 시위대 해산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 직무대행은 "지난 16일 대화경찰과 형사를 다수 배치해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출입을 적극 지원하고, 시위대를 설득, 경고했지만 저지된 사례가 있다"며 "대한체육회 출입을 허용하자는 의견과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 안전이나 사고 위험 등 여러 상황과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고, 합동수사본부도 수사를 진행하는 등 수시로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경찰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핸드볼경기장 출입이 막힌 대한체육회와 산하 당구·펜싱·핸드볼 등 9개 체육단체는 지난 16일 시위대에 대표자를 뽑아 함께 경기장에 들어가자고 제안했으나, 일부 시위대의 반발로 결국 진입이 무산됐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지난 5일부터 18일째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