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건축허가를 받았더라도 공사 이후 도로를 계속 사용하려면 별도로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영민 부장판사)는 서울 관악구 소재 건물 소유자 A 씨 등 3명이 관악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 무단점용 원상회복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들은 서울시 소유 도로에 인접한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면서 도로 일부를 주차장과 화단, 계단 등으로 써왔다.
관악구는 지적 현황 측량 결과 이 공간이 서울시 소유 도로라고 보고 2024년 11월 원고들에게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이에 A 씨 등은 이 부지를 시효취득했거나 건축허가 과정에서 도로 점용 허가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우선 행정재산이 취득시효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취득시효란 남의 부동산을 일정 기간 점유한 사람에게 권리를 인정해주는 민법상 제도다.
재판부는 문제의 부지는 1978년 서울시 도로로 지정된 행정재산이라며 취득시효가 가능한 일반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건축 허가를 받으면서 도로 점용 허가도 함께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건축법상 건축 허가를 받으면 도로 점용도 허가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건축공사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만 효력이 유지된다. 공사가 완료된 이후에도 도로를 계속 사용하려면 별도의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봤다.
A 씨 등은 건축공사 완료 이후에도 별도 허가 없이 도로를 계속 점유·사용해 무단점용이라고도 지적했다.
관악구가 신뢰 보호 원칙과 비례 원칙을 위반했다는 원고 측 주장도 배척했다.
건축 허가와 사용 승인은 건축법상 요건이 충족됐는지 확인하는 처분일 뿐 관악구가 원상회복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냈다.
A 씨 등이 차지한 도로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사업과 관련해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A 씨 등의 점용으로 도로 기능을 해치고 교통상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사용 중인 부분은 주차장·화단·계단 등일 뿐 건물 자체가 도로를 침범한 것은 아니어서 원상회복에 따른 불이익이 지나치지도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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