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값 건강보험 적용, 국민 원하지만 의사 단체 '반발'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06.09 00:00 / 수정: 2026.06.09 00:00
본사업 결정 앞두고 의사단체 "비과학적, 중단" 주장
국민 80% "한약 생각 있지만 비싸"...건보 적용 요구
정부는 2024년 4월부터 첩약(한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정부는 2024년 4월부터 첩약(한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시범사업 중인 한약값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의사 단체는 비과학적 치료라며 시범사업 중단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 비급여 진료비 상위 3위에 오를만큼 수요가 많아 비용 부담 축소 요구가 크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4년 4월부터 첩약(한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단계 시범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첩약 건보 적용 효과성 등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본사업 전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2단계 시범사업 대상 질환은 1단계 시범사업 대상이었던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에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요추추간판탈출증이 포함돼 있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한의원 30%, 한방병원·병원 40%, 종합병원 50%다. 나머지 금액은 건강보험으로 적용한다. 환자 1인당 연간 2개 질환에 대해 각 질환별로 20일까지 건보 적용이 가능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첩약 건보 적용 시범사업을 두고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의협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열고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무분별한 재정 폭증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의 대책 없는 한방 보장성 강화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2단계 시범사업에서 2024년 4월~2025년 12월까지 건보로 적용한 금액은 1931억9000만원이다. 의협은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소요 재정 추계치인 1188억원의 1.6배를 넘었다며 "막대한 건보 재정이 투입되는 한방 의료 행위와 첩약은 객관적이고 과학적 유효성과 안전성조차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반면 국민들은 한약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비급여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가 19세 이상 국민 5160명 대상으로 진행했던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 78.4%, 외래환자 90.7%, 입원환자 85.2%가 향후 ‘한약 복용 생각 있다’고 응답했다. 복용 의향이 없는 이유는 공통적으로 ‘한약 값이 비싸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개선사항 1순위로 ‘첩약, 한약제제 보험급여 적용 확대'를 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지난해 3월 한달 기준 전체 의료기관 비급여 진료비 상위 30개 항목 가운데 '한약첩약 및 한방생약제제'가 1390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이는 2차 시범사업 대상 질환과 의료기관에 포함되지 않는 비급여액으로 국민들이 한달간 1390억원을 썼다는 의미다.

경기도 광주시에 사는 김모씨는 "한약이 개인적으로 몸을 보호하는 보약같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해 부담이 커 가족들에게 지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건보에 적용돼 부담이 줄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시범사업에 건보적용 대상 질환은 한의표준임상지침을 통과한 것들로 객관적 효과를 입증받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차 시범사업에 따른 건보 적용 금액이 코로나19 시기였던 1차 시범사업 처방률을 기준으로 해 당초 추계치보다 늘었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안정세에 들어가 한약 남용이라기 보다는 국민들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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