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아버지의 집 앞에 치사량의 약물이 든 소주병을 두고 온 아들을 특수존속협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특수존속협박,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소주병에 치사량의 메탄올 액체를 넣고 사망한 할머니 이름으로 '○○아, 빨리 보고싶다, 엄마가'라는 메모지를 붙인 뒤 아버지 B 씨의 집 현관문 앞에 가져다놓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2심은 A 씨의 모든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스토킹범죄 재범 예방강의 수강도 명했다.
대법원은 A 씨의 다른 혐의는 인정했지만 특수존속협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특수존속협박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협박한 범죄를 말한다. 여기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다는 것은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를 뜻한다. 적어도 범행 현장에서 이 물건을 갖고 언제든지 해악을 끼칠 수 있었을 정도는 돼야 특수존속협박죄가 성립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A 씨는 소주병을 갖다놓은 다음 범행 현장을 떠났고 B 씨가 그뒤에 발견했다. 메모지를 읽은 B 씨는 실제 소주병 내용물을 마시지는 않았다.
대법원은 A 씨가 메탄올이 든 소주병을 협박 범행에 이용했을 뿐 직접 사용하려는 의도로 '휴대하고 협박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특수존속협박죄의 '휴대하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끼친 잘못이 있다며 재판을 다시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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