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가디건' 기억한 색동원 피해자…진술분석관 "허위 가능성 낮아"
  • 정예은 기자
  • 입력: 2026.05.19 10:57 / 수정: 2026.05.19 10:58
장애인 피해자 진술 신빙성 지적한 피고인
전문가들 "구체적 묘사, 신빙성 의심 안 돼"
장애인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색동원 시설장 김 모 씨 재판에서 피해자의 구체적인 묘사는 진술 신빙성을 높이는 요소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뉴시스
장애인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색동원 시설장 김 모 씨 재판에서 피해자의 구체적인 묘사는 진술 신빙성을 높이는 요소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뉴시스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장애인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색동원 시설장 재판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허위일 가능성은 낮다는 전문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지적장애인인 피해자들의 진술 능력과 신빙성을 문제 삼아 온 피고인 측 주장과 배치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색동원 전 시설장 김 씨의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상해) 등 혐의 사건의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타당성을 검증했던 진술분석관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대검찰청 소속 진술분석관 A 씨는 "피해자는 1차 조사 때 피해 당시 상황을 묘사하면서 '이사장', '줄무늬 가디건을 입었던 날', '키가 커서 누웠을 때도 머리 하나 정도가 더 올라와 있었다'는 등 매우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며 "피해 시점과 관련해서도 '방에서 혼자 자고 있을 때'라는 형태의 구체적인 묘사가 있는데 이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하기 어려운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언어적·비언어적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과 맥락에 대한 정보를 재구성할 수 있었고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씨 측은 피해자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 시점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거나 범행 횟수 등 사건의 핵심 요소와 관련한 진술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상황을 진술한 1차 경찰 조사 속기록을 보면 피해자는 언제, 몇 시경 피해를 입었는지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하고 시간 개념을 혼동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2차 조사에선 다른 사람들의 피해 내용을 말할 때 '엄청 많이 봤다'고 했다가 '2~3번 봤다'고 하는 등 본인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소속 진술분석관 B 씨는 "2차 조사 때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했던 건 피해 사실 진술에 대한 부담이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며 "피해 사실과 관련한 질문이 반복되다 보니 나중엔 피해자가 같은 질문에 답하기를 꺼리기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는 특정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다가도 피해 관련 상황을 설명할 땐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거나 답변을 피하려는 반응들이 뚜렷하게 보였다"며 "당시 진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번복 진술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보거나 신빙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B 씨는 지난해 12월 두 차례 이뤄진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의 진술 상황을 직접 모니터링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순표 부장판사)가 15일 오후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정예은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순표 부장판사)가 15일 오후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정예은 기자

이날 재판부는 증인신문에 앞서 약 2시간 동안 비공개 상태에서 피해자의 영상 진술 녹화물을 시청하며 진술 당시 상황을 살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비공개 재판을 열고 나머지 피해자들의 진술 녹화 영상도 시청하기로 했다. 6월엔 5차례 공판 기일을 열어 검찰 측과 피고인 측에서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진행한다. 양측에서 신청한 증인은 진술 조력인과 색동원 직원 등을 포함해 15명에 달한다.

김 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 시설 색동원에서 지적장애 여성 4명을 강간·폭행·학대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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