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서울고검, 종합특검에 이어 '조작기소 특검'도 가시권에 들어오는 등 수사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각 수사 주체의 수사 범위가 겹칠 수도 있어 향후 사건 이첩 및 중복 수사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는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대검찰청 감찰부에 보고했다.
연어 술 파티 의혹은 지난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에서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 등에게 연어 등 외부 음식과 소주를 반입해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자체조사 결과 연어·술 파티 회유 정황이 있다며 감찰을 지시했고, 이후 출범한 TF는 감찰 과정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해 수사로 전환했다.
TF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뿐 아니라 당시 수원지검 인근 편의점에서 쌍방울 관계자가 법인카드로 소주를 구매한 내역 등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진실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TF 조사 결과를 두고는 관련자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정확히 술 안 먹었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는 '연어초밥 등 식사는 있었지만 술 반입이나 술자리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재 직무가 정지된 박 검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술자리가 있었다는 진술은 이화영의 진술 하나뿐이고, 그 자리에 있던 교도관, 변호인, 당사인 김 전 회장 모두 '술이 없었다'고 하고 있다"며 TF 수사는 '답정너' 수사였다고 반박했다.
대검은 이번주 중 감찰위원회를 열고 박 검사의 징계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징계 시효는 3년으로, 오는 17일까지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박 부부장 검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시한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도 대북송금 사건을 들여다볼 전망이다. 이 위원회는 수사·기소 과정에서 검찰의 인권침해나 권한 남용 의혹을 점검하기 위한 외부 독립기구다. 법무부는 기존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 조사만으로는 의혹 해소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고 추가 점검 필요성을 검토해왔다.
훈령안에 따르면 위원회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사건 등 국회 국정조사 대상에 오른 사건들을 포함해 조사 대상을 선정할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권한 남용 정황이 확인될 경우 법무부 장관에게 후속 조치를 권고하는 역할도 맡는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미제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도 뛰어들었다. 종합특검은 지난 3월 TF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전담 수사팀을 꾸린 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사건 개입 의혹을 '대통령실 수원지검 수사개입 의혹 사건'이라고 이름 붙였다.
종합특검은 당시 수사 과정에 외부 개입이 있었는지를 중점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나 검찰 윗선 개입 여부 등이 주요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를 두고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출국금지했다.
국회는 민주당 주도로 지방선거 이후 별도의 '조작기소 특검'을 출범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포함해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된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포함됐다. 윤석열 정부 검찰과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이 특정 사건 수사·기소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쌍방울 사건은 종합특검에서 다시 조작기소 특검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울고검 TF가 수사 과정의 위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고, 종합특검은 대통령실 등 외부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상황에서 또 다른 특검이 출범하면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종합특검은 별도 특검 추진 여부와 관계없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착수한 사건인 만큼 기존 수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작기소 특검이 출범할 경우 기존 수사기관과 교통정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둘러싸고 서울고검 TF는 수사 과정의 위법성 여부를, 종합특검은 외부 개입 의혹을, 민주당이 추진하는 별도 특검은 조작 수사 의혹 전반을 각각 겨누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수사 범위와 이첩, 자료 확보 문제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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