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두산 베어스에 ‘새 보물’이 탄생했다. 타고난 재능도 뛰어나지만 멘탈이 갑이다. 주변 평가 따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공만 보고 친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팀의 ‘해결사’로 자리 잡았다.
4월1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두산이 6-3으로 이긴 이 경기에서 박준순(19)은 5타수 3안타에 홈런 2방을 날렸다. 한 방은 흐름을 가져오는 결정타였고, 한 방은 쐐기포였다. 프로 데뷔 첫 한 경기 2홈런이었다. 4월26일 잠실 LG 트윈스전. 2루수 박준순은 3-3인 연장 10회초 LG 박동원의 타구를 슬라이딩으로 잡아냈다. 이어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 3연패를 끊었다. 4월3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박준순은 5-5인 8회말 2사 만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박준순 때문에 두산이 먹고 산다’는 말이 실감 난다. 이번 시즌 결승타만 6개다. 전체 1위다. 이제 고졸 2년 차다. 5월4일 현재 타율 .362(4위), 42안타(공동 3위), 21타점(공동 11위), OPS .951(공동 9위), WAR 1.44(9위)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다만 출루율이 .408인데 볼넷이 6개밖에 안되는 것이 거슬린다. 그것도 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 볼넷 2개를 얻어서다.
박준순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덕수고 3학년이던 2024년 이마트 배와 황금사자기에서 연속 MVP에 뽑혔다. 고교 3년 통산 타율이 .425에 OPS가 1.113에 이른다. 김도영(KIA)의 고교 성적 타율 .433, OPS 1.096과 엇비슷하다. 두산은 2025시즌을 앞두고 1라운드 전체 6번으로 주저 없이 박준순을 지명했다. 야수 가운데 첫 번째였다. 당시 두산은 박준순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해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박준순을 지명한 뒤 "우리 팀의 향후 20년을 책임질 선수"라고 평가했다.

박준순은 데뷔 시즌인 2025년 5월30일 1군에 콜업된 뒤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첫 해 성적은 91경기에서 타율 .284를 기록했다. 8월까지 3할대를 유지하다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내야 땅볼을 양산했다. 이번 시즌엔 아직 초반이지만 공-수에서 물이 올랐다. 2년 차 징크스 따윈 없다. 박준순의 타격을 보면 ‘거침없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매우 공격적이다. 스스로 "공만 보고 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잡 생각을 안한다. 심지어 구종을 미리 판단하는 예측 타격도 안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볼넷이 적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노출하기도 한다.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고졸 2년 차에 이런 내야수는 없었다. 김도영도 입단 2년째 부상으로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박준순의 놀라운 활약 덕에 두산은 초반 부진을 딛고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4일 현재 공동 5위(14승1무16패)까지 올라갔다. 두산 선수들도 박준순의 기를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유격수 박찬호는 박준순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시로 농담을 건넨다. 경직된 몸을 풀어주기 위해서다. 2년 선배 김민석은 틈나는 대로 박준순을 데리고 나가 고기를 사준다. 박준순은 "야구장 나가는 것이 재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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