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회식 후 귀가하던 중 사고로 숨진 택배기사를 놓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택배기사 A 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씨는 택배기사로 근무하던 중 2023년 12월 동료 기사들과 저녁 식사를 한 뒤 다음 날 새벽 귀가하다 육교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고, 이후 치료받던 중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유족 측은 사고가 퇴근 중 발생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회식이 친목 도모를 위한 사적 모임이고, 회식 참석으로 통상적인 퇴근 경로에서 이탈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A 씨는 회식이 단순한 사적 모임이 아니라 업무 정보 공유와 협업을 위한 자리였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회식의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회식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회식 이후 발생한 사고로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업주나 관리자가 회식 개최를 지시하거나 주관한 사실이 없고, 일정과 장소 선정 역시 택배기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했으며 사업장 측 참석자도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회식비 일부 지원이 있었더라도 이를 사업주의 지배·관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회식 자리에서 업무 관련 대화가 오간 사실을 두고도 "참석자들이 모두 택배기사인 만큼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업무의 연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유족 측이 주장한 '용차(일시적으로 투입되는 택배 차량) 친분 형성 목적'에 대해서도 "개인의 편의와 비용 절감을 위한 필요성에 불과하다"며 업무수행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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