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 78년' 검찰의 역사…특수부에 웃고 울었다
  • 장우성 기자
  • 입력: 2026.03.21 00:00 / 수정: 2026.03.21 00:23
공소청 간판 바꾸고 뒷무대
중수부로 칼잡이 시대 개막
영웅된 국정농단 수사 검사
윤 대통령 배출이 양날의 칼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설립된 검찰이 7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더팩트 DB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설립된 검찰이 7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설립된 검찰이 7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국회는 2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열어 공소청 설치법을 재석 165명 중 찬성 164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검찰청을 대체할 공소청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검찰 해체는 되돌리기 힘든 현실이 됐다.

검찰은 1945년 해방 직후에는 '경성지방법원 검사국' 등 법원 내 한 조직으로 운영됐다. 일제강점기 때 이식된 제도였다.

법원과 검찰의 분리, 경찰에 대한 지휘는 검사들의 숙원이었고 1948년 8월2일 검찰청법 공포로 달성됐다. 정부수립 2주 전이었다. 같은해 10월31일 권승렬 초대 검찰총장이 취임했다.

이승만 정권 시절 검찰은 실세로 불리던 임영신 전 상공부 장관을 기소하고 야당인 민국당을 음해하기 위해 간첩 사건을 조작한 '대한정치공작대 사건'을 규명하는 등 정권과 불화를 겪었다.

군사 정권 등장 이후에는 중앙정보부, 보안사령부 등 무소불위 정보기관과 경찰에 눌려 제 힘을 쓰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검찰의 침체기였던 군사정권 때인 1981년 대검찰청에 설치된 중앙수사부(중수부)가 영욕의 뿌리가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배출한 특수부의 전신이다.

중수부는 주로 청와대나 검찰총장의 하명을 받아 유력 인사가 연루된 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하면서 명성을 높였다. 장영자·이철희 사기사건(1982년), 수서 비리(1991년), 전두환·노태우 수사(1995년), 한보 사태(1997년), 김현철 비리 사건(1997년) 등 무수한 수사는 '칼잡이'들의 시대를 열었다. 문민 김영삼 정부 출범 후 개혁 대상이 된 정보기관, 공안경찰 대신 엘리트 법률가 집단인 검찰의 위상이 상승한 것도 탄탄대로를 깔아줬다.

그 과정에서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은 정치적, 반인권적 과잉수사 시비가 잇따랐고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중수부 폐지 여론이 고조되됐다. 결국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대검 중수부는 폐지됐지만 대검 반부패부,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청에 특수부 형태로 살아남았다.

2010년대 들어서는 성추문을 비롯해 스폰서, 뇌물 의혹 등 각종 검사 비위가 불거지면서 검찰에 대한 신뢰는 급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도곡동 의혹 무혐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윤회 의혹' 부실수사 등은 불신의 골을 깊게 했고 국정농단 사태로 극에 달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같은 검찰의 위기를 기회로 만든 인물들은 윤 전 대통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가세한 특수부 검사들이었다.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정치·경제 사법 권력을 줄줄이 구속하고 법정에 세웠다.

사실상 수사를 주도한 윤 전 대통령은 '사람이 아니라 조직에 충성한다'는 말을 남긴 탄압받는 검사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거듭났다.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전격 승진한 뒤엔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던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밀어붙였다. 이른바 '추-윤 갈등'을 거쳐 '반 문재인'의 아이콘이 되면서 보수정치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는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는 원동력이 됐지만 한편으론 검찰의 미래를 위협하는 불씨가 됐다.

윤석열 정부 검찰은 이재명 대통령 등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김건희 여사와 일가 의혹 수사 사이 형평성 시비를 부르면서 논란이 극대화됐다. 이른바 친윤 검사 출신들이 곳곳 요직에 진출하면서 눈총을 샀다.

급기야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 내란 우두머리 혐의 구속기소는 '검찰 해체'라는 쓰나미를 불러온 치명상이 됐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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