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이랜드 계열사 대표이사의 무상 겸직을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인력 지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지난 1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6년 12월 이랜드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에게서 인천 부평구 창고 건물과 전남 무안군 토지를 670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계약금 560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2017년 6월 매매계약을 해제해 계약금을 돌려받았다.
공정위는 이 거래가 부동산 매매 계약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약 6개월간 계약금 상당의 자금을 무상으로 대여한 것과 같다고 판단했다.
또 이랜드리테일이 2014년 이랜드월드에게서 의류 브랜드 스파오(SPAO) 관련 자산을 인수하면서 511억원의 양도대금 지급을 유예하고 지연이자를 면제한 점도 문제 삼았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이랜드월드가 무이자로 양도대금을 제공받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봤다.
2013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두 회사 대표이사를 겸임한 김연배 대표의 급여를 이랜드리테일이 전액 부담한 행위도 '부당한 인력지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약 4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쟁점은 계열회사 간 대표이사의 무상 겸직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인력 지원 행위에 해당하는지였다.
서울고법은 1심 효력을 갖는 공정위 심결 중 14억3500만원을 넘는 액수의 과징금을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부동산 인수 계약과 대표이사 인건비 지급 행위가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인력지원 행위의 성립 여부는 처분청이 증명해야 하고, 공정위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랜드리테일이 대표이사로 하여금 이랜드월드에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공정위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랜드리테일이 김연배 대표로 하여금 이랜드월드에 근로를 제공하게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 대표가 두 회사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이랜드월드로부터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았더라도 이랜드리테일이 김 대표의 근로를 이랜드월드에 낮은 대가로 제공해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랜드리테일의 이랜드월드에 대한 인력지원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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