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1심 무기징역…"공동체에 막대한 피해 입혀"(종합)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2.19 19:05 / 수정: 2026.02.19 19:05
"윤석열 조장한 측면도" 김용현 징역 30년 선고
노상원·조지호·김봉식 각각 징역 18년·12년·10년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진행 중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박상민 인턴기자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진행 중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박상민 인턴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목적이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데 있었고 한 지역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폭동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3시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443일 만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발령해 군대를 국회 등에 투입한 목적을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국회 기능을 상당기간 저지·마비시키기 위해서"라고 판단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를 비롯해 국회 봉쇄행위, 정치인 체포조 편성, 선거관리위원회 서버반출 시도 등이 모두 폭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폭동행위는 대한민국 전역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서울, 수도권 지역의 평온과 평화를 해칠 정도의 위력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원칙적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보면서도 "비상계엄으로도 할 수 없는 권한 행사, 즉 헌법기관의 본질적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마비시키려는 국헌문란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적 기능을 파괴하고 법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범죄로, 형법이 이례적으로 중한 형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자체로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합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 수단을 통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극히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계엄 선포와 군·경의 활동으로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고, 국제사회에서 대외 신인도 역시 하락했다"며 "그 결과 우리 사회는 극심한 정치적 대립 상태에 놓였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이후 수많은 군·경 관계자와 공무원들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개인적·가정적 고통을 겪고 있고, 법정에 선 이들 다수가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이러한 사회적 비용과 공동체의 상처는 산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피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약 1년 전인 2023년부터 장기 독재를 꿈꾸고 계엄을 기획했다는 특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적어도 2024년 12월1일 무렵 무력을 동원해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사건 실체에 부합한다"며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엄으로 보기는 허술한 면이 많았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며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헌법 제84조의 불소추 특권에 수사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재직 중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수사 자체는 허용된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수사를 시작으로 내란죄로 수사를 확대한 것을 두고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수사권을 인정했다.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두고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며 "설령 공수처 수사권에 문제가 있더라도 검찰이 별도의 증거를 종합해 기소했고, 유죄 판단에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8명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8명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경 관계자들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윤 전 대통령의 비이성적 결심을 조장한 측면도 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에게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2년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징역 10년이 내려졌다.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내란죄는 폭동에 관여했을 뿐 아니라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공유해야 공범이 된다는 전제를 깔았다.

이에 따라 김 전 대령과 윤 전 조정관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국회의 권능을 상당 기간 마비시키려는 목적을 최소한 미필적으로나마 인식·공유한 것으로 인정돼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비상계엄 선포와 군·경 동원을 통해 하급자 등에게 법률상 근거 없는 출입 통제, 국회의원 의결 방해, 정치인 체포 시도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국회의원과 국민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며 이들에게 적용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날인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남윤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날인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남윤호 기자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김 전 장관에게는 무기징역, 노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을, 김 전 대령에게는 징역 20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청장에게는 징역 20년, 김 전 청장은 징역 15년, 목 전 대장에게는 징역 12년, 윤 전 조정관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12월3일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가 없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장관은 경찰과 수도방위사령부, 특전사령부 등 계엄군을 국회로 출동시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저지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정치인 등 주요 인사 10여 명의 체포·구금을 지시하고, 체포조 편성과 운영 등에 관여한 혐의 등도 적용됐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김 전 장관 등과 비상계엄을 사전에 논의한 혐의를, 김 전 대령은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과 참여하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인 제2수사단 설치를 추진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청장과 김 전 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3시간 30분 전 대통령 안가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만나 계엄 내용을 사전에 지시받고 국회 봉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비상계엄 당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에 가담한 혐의도 있다.

윤 전 조정관은 체포조 편성을 위한 경찰 인력이 필요하다는 방첩사의 요청을 받아 이를 상부에 보고하고 경찰 인력을 파견 준비시킨 혐의를 받는다.

목 전 대장은 당시 국회경비대장으로서 대원들에게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민간인들의 국회 출입을 금지한 혐의가 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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