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두환 회고록, 허위사실 적시…5·18단체에 배상해야"
  • 장우성 기자
  • 입력: 2026.02.12 14:25 / 수정: 2026.02.12 14:25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5·18단체 등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2일 5·18단체와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두환 씨, 아들 전재국 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과 출판 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 씨는 2017년 출간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북한군 등이 광주에 잠해 사태를 악화시켰고 계엄군이 헬기 사격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계엄군이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총기를 사용했다고도 썼다. 헬기 사격 목격자 고 조 신부를 놓고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5·18단체들과 조 신부는 전 씨 등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과 고발하고 손해배상과 출금금지 소송도 냈다.

1,2심은 전 씨의 주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인정해 단체 4곳에 각각 1500만원, 조영대 신부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회고록은 허위로 지적된 부분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대법원도 이 회고록에서 문제가 된 대목들을 놓고 5·18 관련 판결과 문서, 관련자들의 진술,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모두 허위로 증명됐다고 인정했다.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자격을 가진 직계비속이 아니라는 전 씨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가톨릭 신부는 직계비속을 둘 수 없고 조영대 신부가 조비오 신부의 뒤를 이어 신부가 돼 같은 교구에서 함께 봉직하는 등 직계혈족에 버금갈 정도의 밀접한 친분관계를 가졌다고 판시했다.

전 씨가 회고록에 적시한 허위사실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는지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사망한 사람에 대한 허위 사실 적시나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등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 망인에 대한 경애, 추모 감정 등 침해를 이유로 민법상 손해배상청구, 침해행위 배제·금지 청구 등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언론중재법에 규정된 유족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과 구체적인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설시했다"고 설명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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