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장중 코스피 5376.92까지 '껑충'
증권주 환원 이행 압박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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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법사위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신영·부국·대신증권은 높은 자사주 비중에도 소각 로드맵을 내놓지 않아 시장의 눈총을 받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윤정원 기자] 신영증권·부국증권·대신증권이 자사주 소각에 대한 뚜렷한 방침을 내놓지 않으면서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사로 묶이는 곳임에도 구체적인 소각 계획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개정안 논의가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 정책 공백이 더욱 도드라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 코스피 '사상 최고치' 구간…당국도 자사주 규율 강화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구간으로 올라서면서 증권업종에 대한 기대치는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5371.10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고, 장중에는 5376.92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가도 경신했다. 활황 수혜 업종으로 묶이는 증권주에는 거래대금 확대와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된다. 다만 시장은 실적 못지않게 주주환원 정책의 이행력도 따지는 분위기다.
최근 자사주 소각이 평가 기준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정책 변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제도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금융위는 앞서 2024년 1월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개선 간담회'에서 인적분할 과정에서 일반주주 권익이 훼손될 소지를 짚고, 상장사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향의 개선을 예고했다. 자사주 취득·보유·처분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적시에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시행령·공시 규정 개정안 입법예고에 들어가 △인적분할 시 자사주 신주배정 제한 △자사주 취득·보유·처분 공시 강화 △규제 차익 해소 등을 제시했다. 이후 금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밸류업 참여 기업의 자발적 환원 노력이 실제 일반주주 보호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정교화하겠다"는 취지를 재확인했다.
밸류업 확산을 보여주는 수치도 금융위가 직접 제시했다. 금융위는 2025년 4월 '자본시장전략 포럼'에서 지난 1년(2024년 2분기~2025년 1분기)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22조8800억원, 자사주 소각이 19조59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2.4배, 2.3배 수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치권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의무 소각을 뼈대로 한 이른바 3차 상법개정안을 올해 2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도 해당 안건을 상정해 논의에 착수했고, 여야 이견으로 추가 심사를 이어가기로 하면서도 처리 시점으로 2월 말~3월 초를 거론하는 등 일정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 자사주 비중 큰 3사…소각 로드맵 공백에 시선 집중
시장 시선이 특히 예민해지는 대목은 자사주 비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영증권의 자사주 비중은 전체 발행주식의 51.2%로 절반을 넘는다. 부국증권도 42.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신증권의 자사주 비중도 25.1%로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거론된다. 자사주 비중이 높을수록 소각이 현실화될 때 유통주식 수 감소 효과가 커질 수 있어, 정책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더 커진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자사주는 배당과 의결권이 없지만 발행주식총수에는 포함돼 주당순이익(EPS)을 희석시키는 구조다. 이 때문에 자사주가 장기간 회사 금고에 쌓일수록 "환원 여력이 있는데도 실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뒤따를 수 있다. 반대로 소각이 이뤄지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 EPS 개선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효과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소각 의무화나 환원 강화 기조의 영향이 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반면 소각을 정책으로 못 박고 실행 계획을 구체화한 증권사들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총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의했다. 매입 대상은 보통주 약 600억원, 2우선주(2우B) 약 400억원으로 나뉘며, 이사회 결의 다음 날부터 3개월간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매입한 자사주를 단계적으로 소각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2026년 기간 동안 매년 보통주 1500만주와 2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며, 이번 매입이 해당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결정은 주주환원과 미래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추진하고자 내려졌다"며 "앞으로도 핵심 인재들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지속적 주주가치 제고를 실행하는 등 장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키움증권은 2024년에 내놓은 3개년 주주환원 로드맵에 따라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까지 이어가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70만주를 소각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105만주를 추가로 소각해 누적 소각 물량이 175만주로 늘었다. 회사는 올해 3월까지 남아 있는 자사주 약 70만주를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는 새 3개년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시장에서 보는 핵심은 결국 △소각 규모(총량·비율) △소각 주기(정례화 여부) △재원(현금흐름·자본정책과의 양립) 등 세 가지다. 금융당국이 인적분할·공시 규율을 강화하고, 정치권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논의하는 흐름이 겹치면서 증권사들도 매입보다 소각을 요구받는 국면으로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자사주를 얼마나 쥐고 있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줄이겠다는 계획을 얼마나 투명하게 제시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면서 "특히 자사주 비중이 큰 회사일수록 소각 로드맵 공백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