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대장동 판박이' 사건으로 불리는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민간업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할지 주목된다. 같은날 대부분 무죄를 선고받은 김 여사 측의 항소도 관심거리다. 두 사건 모두 항소 데드라인은 오는 4일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부패방지법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 항소 시한을 이틀 남겨둔 채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61조에 따라 항소 기한은 선고일 다음 날부터 7일 이내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 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유 전 본부장 등에게 "범죄 증명이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 등이 부패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정보를 공유해 민간 사업자들이 사업권을 따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개발사업 이후 얻은 것은 '사업자 지위'일 뿐, 공소사실에 적시된 '배당이익'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배당금은 성남시의 승인과 분양, 시공 등 별도의 후속 절차를 거쳐 발생하는 구조로, 비밀 이용과 이익 취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또 위례자산관리와 시공사 호반건설 등이 취득한 211억 원대의 배당이익을 두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패방지법상 비밀을 이용해 배당이익이라는 구체적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이어 또?
이에 앞서 유 전 본부장 등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개발사업 일정, 공모지침서 등 공사 내부 비밀을 제공해 이들이 설립한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2013년 11월 대장동 개발사업과 마찬가지로 민관합동 방식으로 추진돼 '대장동 닮은꼴' 사건으로 불린다.
구조적 유사성으로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했던 검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장동 1심에서 유 전 본부장 등은 실형을 선고받고 전원 항소했으나, 검찰은 "실익이 없다"며 항소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대검 수뇌부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압박에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일관성 유지를 위해 위례 사건도 항소를 포기할 가능성을 점친다. 대규모 인사 직후여서 지휘부가 항소 포기를 추진할 경우 이견을 낼 검찰 내 동력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다만 위례 사건은 항소하지 않으면 그대로 무죄가 확정되는 차이가 있다. 대장동 사건은 일부 피고인은 구형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됐고 전원이 실형에 법정구속되는 등 어느정도 항소 포기의 명분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항소가 유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항소를 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처럼 절충안이 나올 수도 있다.

반면 같은 날 1심 판결이 선고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혐의 등 사건에서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선고 이틀 만에 항소했다. 1심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은 김 여사 측이 항소할는지도 이목을 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만 일부 유죄로 선고하고, 나머지 두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에 한참 못 미치는 양형이다.
이에 특검은 지난달 30일 "1심 법원의 판단에 심각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유죄 부분에 대한 형도 지나치게 가벼워 양형부당의 위법이 있다"며 발빠르게 항소했다.
◆김 여사 변호인도 눈물 보인 1심 판결에 항소할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개입 의혹 등 핵심 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김 여사는 아직 항소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선고기일 법정에서 변호인이 눈물을 보일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는 유리한 판결이 나온 것이 사실이다. 1년8개월인 알선수재죄 양형도 유죄 전제에서 피고인으로서는 최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알선수재죄는 양형기준이 5년 이하 징역이지만 금품수수액이 3000만원 이상이면 가중처벌할 수 있다. 재판부는 1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수수를 유죄로 인정했다. 양형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항소가 확실하다는 전망이 대다수다. 김 여사 측은 통일교 관련 사건과 '매관매직' 사건 등 남은 재판에 미칠 영향을 두고서라도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를 다시 다툴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여사 측은 선고 직후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주신 재판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알선수재죄 형이 다소 높게 나왔지만, 추후 항소 등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