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달 전 조세피난처 회사에 주식 매각…제대로 안 따진 법원
  • 장우성 기자
  • 입력: 2026.02.01 11:22 / 수정: 2026.02.01 11:22
대법원 "실질 과세해야" 파기환송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을 상속받은 유족이 세금이 늘어나자 소송을 내 1,2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더팩트 DB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을 상속받은 유족이 세금이 늘어나자 소송을 내 1,2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을 상속받은 유족이 세금이 늘어나자 소송을 내 1,2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A 씨의 유족들이 제기한 상속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말레이시아에 B에너지개발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A 씨가 일본의 한 병원에 입원해있던 2014년 세금도피처인 아프리카 세이셜공화국의 C회사에 지분을 약 3648만엔에 전량 매각했다.

매각 한 달 후 A 씨가 세상을 떠나자 유족들은 매각대금과 A 씨가 갖고 있던 D회사의 지분 약 1291억원을 상속받았다.

세무당국은 세무조사를 통해 이를 조세 회피를 위한 '가장매매'라고 판단했다. 세이셜공화국의 회사는 유족들이 급조한 페이퍼컴퍼니였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병원 입원 중이던 A 씨는 건강상 계약을 할 상태가 아니었다고 봤다.

D회사의 성공불융자금(위험 부담이 높은 사업에 성공하면 융자금을 감면해주는 사업)도 확정 채무로 보고

그 결과 서울 반포세무서는 이들에게 상속세 1094억원을 부과했다. 애초 유족이 신고한 상속재산에 매긴 세금보다 약 70억원이 늘어났다. 유족들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세무당국이 지적한 조세회피를 위한 가장매매를 인정하지 않았다. A 씨가 주식 매각 당시 의사 능력이 정상이었고 C회사도 유족이 실질적 소유주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단 1달러를 자본금으로 설립된 C사가 B사 주식을 취득할 때 양수대금 출처를 비롯해 조세 회피 동기 외에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 제대로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주식매매계약서가 위조되었거나 A 씨가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피고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면서도 "주식의 양도가 가장행위에 해당한다는 세무당국 주장까지 배척한 것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계약이 정당하더라도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형을 취했다고 볼 만한 조세회피 행위에 실질 과세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상기시켰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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