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12일 일반이적죄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에 대해 기피신청을 해 재판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반이적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에 대해 구두로 기피신청을 했다"라며 "본안 심리를 담당하는 재판부가 아직 공소장만 제출된 단계에서 어떠한 증거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피고인을 구속한 채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과 재판 실무에 비춰 볼 때 극히 이례적이고 비상식적인 조치"라고 신청 이유를 밝혔다.
대리인단은 "재판부가 이미 공소사실에 대한 예단을 형성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음을 강하게 의심케 하는 사정"이라며 "재판부 스스로 회피가 요구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이어 재판부가 3월 이후 공판기일을 3~4회 집중적으로 지정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방어권 행사가 제한되는 일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8건 이상 사건으로 각각 기소돼 주중에 연이어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는 이날 오전 일반이적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김용대 전 국군드론작전사령관 공판을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재판부 기피신청으로 재판이 중단됐다.
재판부는 결심 전까지 매회 공판에서 그 전에 이뤄진 절차와 당일 절차를 고지 후 재판을 비공개하겠다며 "재판 중 다수의 국가기밀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돼 심리를 공개하면 국가의 안전보장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은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 특검보가 출석하지 않아 김 전 장관 측이 문제를 제기해 약 25분간 휴정됐다. 내란특검은 현재 특검보 3명이 남아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데 이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결심공판 등이 겹쳐 출석하지 못 한 것이다. 전 장관 측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는 "특검보가 없으면 진행 절차에 협조하지 않겠다"라며 "특검보 지휘 아래 공판을 진행해야 하는데 파견 검사들로만 진행하는 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특검보 지휘하에 공소 유지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개정 특검법 제7조에 따르면, '파견 검사는 특검이나 특검보의 지휘 및 감독에 따라 특검과 특검보의 재정(법정 출석) 없이 법정에서 공소 유지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재판부가 특검 측에 특검보 출석을 요청했고, 박억수 특검보가 법정에 나오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김 전 장관 측은 재판 도중 재판부에 '피고인'이라는 호칭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이 사건으로 재판받는 분들이 대통령, 장관, 방첩사령관이었다는 것을 아실 텐데 '이쪽 피고인' '저쪽 피고인' 이렇게 호칭하는 것은 민망하고 거북하다"며 "사법부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이니 시정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인정신문을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성명을 부르지 않은 것"이라고 했으나, 김 전 장관 측은 재차 "예우를 갖춰달라. 사법부 권위와 품격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재판부는 "앞으로는 피고인 앞에 성명을 붙이도록 하겠다"며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날 인정신문에서 윤 전 대통령은 주소를 묻자 "서초 아크로비스타"라 답했고, 직업을 묻자 "현재 없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도 "무직"이라고 답했으나, 김 전 사령관은 "군인"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피고인들은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은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께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해 북한의 군사 도발을 유도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