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새해 초반에는 12·3 비상계엄 이후 1년을 넘게 달려온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사건 심리가 마무리된다. 선고는 2월께 나올 전망이다. 이미 변론을 끝낸 체포 방해 사건의 선고는 오는 16일에 나온다. 이어 21일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1심 선고가 예정됐다. 내란 사건의 첫 법원 판단으로 향후 관련 사건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통일교 현안 청탁과 금품·정치자금 수수로 엮인 김건희 여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28일 나란히 1심 선고를 받는다.
◆ 12·3 비상계엄 1년 넘어 '내란' 법원 판단
윤 전 대통령 등 내란 사건은 9일 변론 종결을 앞두고 있다. 내란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비롯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사건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 사건을 병합해 5·7·9일 3일간 결심공판을 진행하고 재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고는 2월 말 예정된 법관 정기 인사를 고려해 내년 2월 초중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을 선고한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은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내란 혐의에 대한 첫 법원 결론으로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할지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밖에 내란 혐의를 받는 국무위원들의 재판도 이어진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판은 이르면 12일 변론을 종결한다. 지난달 11일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은 19일 시작된다.
◆ '24시간이 모자라' 윤 재판 2개 마무리…6개 시작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16일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선고를 진행한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내려지는 첫 선고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을 제외하고도 6개의 재판을 더 받아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은 법원 휴정기(12월29일~1월9일)를 전후로 2개가 마무리되고 새롭게 3개가 사흘 연달아 시작된다. 12일에는 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혐의(일반이적) 사건의 첫 공판 기일이 예정돼 있다. 13일에는 한 전 총리 재판 위증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이, 14일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에 임명해 해외로 도피하게 한 혐의(범인도피) 사건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이밖에 채상병 수사 외압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은 29일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두 개 사건도 기일이 잡히는 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24일과 26일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2022년 대선 과정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김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와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 '운명의 날' 28일 김건희·권성동·윤영호 선고
통일교 현안 청탁과 금품·정치자금 수수로 엮인 김 여사와 윤 전 본부장, 권 의원은 같은 날 1심 선고가 나온다.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오후 2시10분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선고를 진행한다.
오후 3시에는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조직적으로 후원한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 그에게서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선고가 이어진다. 한 재판부가 일부 사실관계를 공유하는 여러 사건들을 심리하는 만큼 불필요한 예측을 낳지 않도록 같은 날 선고기일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의 정당법 위반 혐의 사건도 14일 시작된다. 같은 재판부는 14일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한학자 통일교 총재,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의 정당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 등을 지난 2022년 11월 교인들의 국민의힘 입당 대가로 통일교를 지원하기로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건희 특검이 지난달 26일 재판에 넘긴 김 여사의 알선수재 혐의 사건도 재판부가 배당되는 대로 첫 기일이 잡힐 전망이다.

◆ '검찰 항소 포기' 대장동 민간업자들 항소심 시작
서울고법 형사6부(이예슬 정재오 최은정 부장판사)는 23일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70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씨에게 징역 8년을,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에게 각각 징역 4·5·6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5명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검찰은 항소 기한 내 항소장을 내지 않고 항소를 포기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1심 선고형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이해충돌방지법 혐의 등은 다투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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