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처음으로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의혹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20일 오전 9시10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KT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34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귀금속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묻는 질문에도 "그런 것 알지 못 했다"고 답했다.
그간 특검팀 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출석한 이유를 묻자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기 위해 나온 것일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등 윤 전 대통령 녹취록이 공개된 공천에 개입한 게 맞느냐'는 물음에는 "들어가서 봐야 아는데 일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특정 후보를 미는 발언은 아니라고 보나'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 인사 과정에서 김 여사와 협의했는지를 묻자 "협의 같은 건 없었다. 여사도 그부분에 대해선 아는 게 없다"며 "청탁 같은 거 자체를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수사 기간 만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추가 조사 없이 가급적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신문을 마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특검팀 출범 이후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첫 대면 조사이자 사실상 마지막 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명태균 씨와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공천개입 의혹, 김 여사의 금거북이·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반클리프 목걸이 등 금품 수수 및 인사 청탁 의혹, 선거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부인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구인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 출석 요구에 한번도 응하지 않았다. 당초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조사는 윤 전 대통령 측 요청으로 연기됐다.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이 연속으로 있어 서류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검팀 수사 기간은 오는 28일 종료된다. 기한 내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거나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이 넘겨받아 후속 수사를 이어간다.
inj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