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통일교 "2027년 대권 도전"…재판서 회의록 공개
  • 김해인 기자
  • 입력: 2025.12.19 20:12 / 수정: 2025.12.19 20:12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승전 모습. /뉴시스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승전 모습. /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통일교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에 보좌진을 투입하는 등 기반을 다지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토대로 2027년 대선 도전도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9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비서실장, 이모 전 재정국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오후 재판에서 지난 2021년 10월 14일 엄윤형 전 통일교 세계본부 신통일한국처장이 작성한 통일교 대륙회장 회의록이 공개됐다. 이 회의에는 윤 전 본부장 등 통일교 고위간부 11명이 참석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 주모 회장은 "우리 목표는 청와대에 보좌진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여든 야든 국회의원 공천권을 줘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 투표수 자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잘못 선택하면 큰일난다. 그렇지 않으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2027년 전까지 우리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모 회장은 "국회의원 공천권, 청와대 입성. 이 기반을 이루려면 결코 쉽지 않다. 여기까지 가야 안착 기반이 이뤄진다"며 "그리고 2027년까지 이렇게 가면 대권 도전도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발언했다.

해당 회의록을 놓고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에서 국회 정치에 진출하려는 것이었나'라고 묻자 엄 전 처장은 "모든 사람의 의견일지 모르겠지만 주 회장 개인 의견이 아니었겠나"라며 "저게 그대로 됐으면 진행돼야 하는데 당시 진행됐던 논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종교단체인 통일교 고위급 회의에서 '대선'이나 '국회의원 공천권', '청와대' 등이 나온 배경을 두고는 "당시 윤 전 본부장이 추진하던 정책에 맞춰 지구장들이 계획을 고민하고 논의하던 상황"이라며 "본부장 의지에 맞춰 (논의를) 진행한 것 아니겠나. 당시 (윤영호가) 서밋을 매월 진행하며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윤 전 부회장과 윤 전 본부장이 나눈 휴대전화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 따르면 윤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1월 17일 권성동·김성태 국민의힘 의원과 만났고, 이튿날인 18일 권 의원과 만남을 주선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29일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과 만나 당시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통일교인의 대통령실 입성을 요구했다.

윤 전 부회장은 '왜 정치권과 통일교를 연결하려 했나'라는 질문에 "제가 만나는 게 일이다. 우리를 이해시키고 설명하는 게 내 일"이라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내 목적은 한국의 저명한 인사를 우리 행사에 참석시키는 것"이라며 "돈이랑 연결하니 답답하다"고 반박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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