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박스 쪽잠' 불만 확산…경찰청 "공간 확보 한계"
  • 김영봉 기자
  • 입력: 2025.11.11 15:33 / 수정: 2025.11.11 15:33
APEC 투입 경찰관들, 열악한 근무환경
경찰청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 사과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청은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은 경찰청이 빌린 씨네큐 영화관 바닥에서 경찰관이 박스를 덮고 취임하고 있는 모습. /경찰직협 제공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청은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은 경찰청이 빌린 씨네큐 영화관 바닥에서 경찰관이 박스를 덮고 취임하고 있는 모습. /경찰직협 제공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청은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문 앞과 여의도 국회 앞에서 APEC 정상회의 당시 경찰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담긴 사진전을 개최했다. 사진전에는 경찰관들이 영화관 스크린 앞 바닥에 모포를 깔고 취침하거나 실내 바닥에 누워 박스를 이불 삼아 잠을 청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여러 명의 경찰관이 의자 없이 서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한 경찰관은 "경북경찰청이 공지한 숙소는 지도 검색조차 어려운 산속 낡은 여관이었고, 이틀 뒤 숙소가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고 내려갔지만 숙소비가 입금되지 않아 입실이 거부된 직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급식소는 근무지에서 1300m 떨어져 있고, 왕복 40분이 걸렸다"며 "아침 도시락은 새벽에 나와 도착할 때쯤엔 식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찰직협은 "경찰청과 경북청, APEC 기확단이 1년 동안 준비한 세계적 행사에 동원된 경찰관들의 열악한 환경, 상식 이하의 수당지급, 엉망진창인 계획을 알리기 위해 사진전을 개최했다"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경찰 지휘부의 탁상행정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제2의 이태원참사나 잼버리 사태처럼 국민과 경찰 안전이 위협받고 국가적 망신이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 지휘부는 진정한 사과와 정당한 수당지급,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청은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은 경주 황성공원에서 경찰관들이 서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 모습. /경찰직협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청은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은 경주 황성공원에서 경찰관들이 서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 모습. /경찰직협

이에 경찰청은 설명자료를 내고 "고생한 현장 근무자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당번일에는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고, 2시간 현장근무 후 4시간 대기하도록 했고, 비번일에는 각자 숙영지에서 휴식하도록 했다"면서 "(경찰관이 실외에서 누워 있는) 사진상의 모습은 당번일 2시간 근무 후 4시간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경북청은 경주 보문단지 내 경찰관 대기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빌렸지만, 모든 경찰관이 대기시간 이용할 수 있는 실내공간 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부득이 대규모 주차공간을 추가 확보해 임차버스를 주차하고 경찰관이 대기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했다.

아울러 "경주 보문단지 내 7곳의 자체 급식소를 운영하고 급식소 이용이 곤란한 경찰관들에게는 배달 도시락으로 식사를 제공했다"며 "도시락 취식 장면은 행사가 임박한 시점에 취식 장소를 대기버스로 변경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버스에서 도시락을 취식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 일부가 공원에서 취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kyb@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