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경찰이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사기범죄 피의자 64명 중 5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 중 1명의 영장을 반려했다.
경찰청은 20일 오전 10시 기준 송환 피의자 64명 중 59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석방된 피의자는 5명(경찰 미신청 4명·검찰 불청구 1명)이다. 나머지 1명은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
검찰은 58명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신청한 피의자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반려했다.
신청을 반려한 서울서부지검은 "감금된 후 캄보디아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점, 현지 경찰에 신고하고 구조돼 유치장에 감금됐다가 한국에 소환된 점, 출국 경위 및 범행에 일부 계좌가 사용된 경위, 범행 이후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7~9월 캄보디아 당국에서 현지 피싱콜센터를 단속했다는 통보를 받고 한국인 피의자 명단을 확보했다. 이후 충남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을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 국내 피해자 확인·조사 등 혐의 입증을 위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당국에 구금된 64명을 지난 18일 새벽 한국으로 송환했다. 이들은 이른바 ‘웬치(wench)’라고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중국 조직의 지시에 따라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현지 경찰에 자진 신고해 이번 송환에 포함됐다.

송환된 64명 중 45명은 충남경찰청에, 15명은 경기북부경찰청에 배정됐다. 나머지 4명은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대전경찰청, 경기 김포경찰서, 강원 원주경찰서로 각각 이송됐다.
충남경찰청은 피의자 45명 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 7월까지 불법 투자 리딩방과 보이스피싱, 노쇼 사기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대전경찰청은 지난 2023년 3월 보이스피싱 가담 1명,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상품권·조건만남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이른바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에 가담한 15명 중 1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지난 2023년 8월부터 10월까지 지인 간 사기 혐의를 받는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석방했다.
경찰은 송환 후 조사 과정에서 3~4명의 피의자들이 스캠단지 조직원들에게 감금·폭행 등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송환 피의자들의 동의를 받아 마약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하고, 전원 음성반응을 확인해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앞으로 범죄사실 뿐 아니라 △출·입국 경위 △범죄조직 구조 △스캠단지 현황 △인력공급·알선조직 △현지 납치·감금 피해현황 △마약 투약 여부 등 캄보디아 스캠단지에 대한 의혹 전반을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해외 공범 여부와 국내 연계조직 수사 단서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확인된 사실과 정보를 기반으로 피싱범죄 예방·검거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inj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