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경찰이 이른바 '민원사주' 의혹을 받는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의 업무방해 혐의를 불송치 결정했다. 민원사주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 색출만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22일 류 전 위원장의 업무방해 혐의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만 일부 송치했다.
류 전 위원장은 지난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에게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인용 보도한 4개 방송사들을 상대로 가짜뉴스 심의 민원을 넣도록 하고 심의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다.
류 전 위원장은 방심위 직원으로부터 가족 등의 민원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회피 신청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심의에 참여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관계인을 통해 민원을 사주했다는 사정만으로 공정한 심의 등 방심위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할 수 없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사주 의혹 민원과 방송 심의 사이에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민원사주 의혹에 대한 판단을 피했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도 "가족 등의 민원 회피는 이해충돌방지법상 과태료 사안으로 형사처벌 규정이 없다"며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민원사주 의혹을 제기한 신고자 색출 관련해서는 위법성이 있다고 봤다. 류 전 위원장은 내부 신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부당한 감사를 진행한 혐의를 받는다.
류 전 위원장은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위증죄로도 고발됐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하고 있다. 류 전 위원장은 지난달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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