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필수템③] 마이페이보릿서울, 영화를 더 오래 기억하는 공간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5.06.04 00:00 / 수정: 2025.06.04 00:00
LP·서적·포스터 등 영화 관련 굿즈들 판매하는 시네마 스토어
"영화를 여러 방법으로 나누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하길"

마이페이보릿서울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시네마스토어로, LP·서적·포스터 등 영화 관련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박지윤 기자
마이페이보릿서울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시네마스토어로, LP·서적·포스터 등 영화 관련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박지윤 기자

이제는 영화의 필수템이 된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이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과 관련된 상품)다. 개봉을 앞둔 영화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작품의 분위기에 맞는 이색 굿즈를 선보이고 회차마다 다른 특전을 증정하고 있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그때의 시간과 경험을 기억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이를 구매한다. <더팩트>는 이러한 영화계의 현재 분위기와 함께 굿즈의 탄생 과정을 알아보고 작품의 상영 시기와 상관없이 오랫동안 영화를 즐기고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을 직접 찾아가 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갖고 싶은 아이템들로 가득한 특별한 공간이 있다. 상영 시기와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여유롭게 즐기고 추억할 수 있는 마이페이보릿서울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마이페이보릿서울은 영화와 관련된 것들을 판매하고 있는 시네마스토어다. 수~금요일 15시부터 19시까지, 토~일요일 13시부터 19시까지 영업하며 월, 화요일은 정기 휴무다.

합정역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위치한 건물 좌측의 초록색 문으로 들어가면 벽에 붙어있는 감각적인 포스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를 보면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매장의 입구 문을 열면 LP 포스터 서적 등 굿즈의 종류에 따라 깔끔하게 나뉜 구역과 벽면을 활용한 굿즈 배치 등으로 쾌적하게 조성된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마이페이보릿서울은 합정역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건물 좌측의 초록색 문이 입구다. /박지윤 기자
마이페이보릿서울은 합정역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건물 좌측의 초록색 문이 입구다. /박지윤 기자

굿즈의 종류는 다양하다. 각본집과 코믹스 등 영화와 관련된 서적부터 K팝과 영화 OST의 LP와 CD, 포스터와 피규어 등이 곳곳에 놓여 있다. 지브리 스타워즈 마블 관련 여러 아이템(스티커 뱃지 엽서 인형 등)들과 마이페이보릿서울의 굿즈,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넥스트 액터로 선정됐던 배우 변요한 박정민 등을 조명한 도서들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디피된 일부 포스터와 LP 등에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현이 대표의 애정 담긴 글귀가 적혀 있어 이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단순히 평소 찾던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게 조성됐다는 점이 인상적인 곳이다.

이렇게 매장에 비치된 수많은 굿즈들은 온전히 신현이 대표의 취향 100%로 이루어졌다. 그는 <더팩트>에 "대중적 영화들과 마니아층이 좋아하는 영화들까지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고는 있지만 제 취향에서 벗어나는 영화 관련 아이템은 취급하고 있지 않다"며 "판매하는 제품은 거의 수입 제품들로 해외의 정식 라이센스 업체들을 개별 컨택해 각각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의 주된 고객층은 10대 후반에서 2~30대이며 여성의 비율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그리고 접근이 쉬운 가격대의 포스터와 최근까지 붐을 일으켰던 LP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 <더팩트>가 매장을 방문한 날에도 공간을 조용히 즐기고 있는 여성 2명과 남성 2명을 만날 수 있었고 손님들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발걸음이 끊이지도 않았다.

마이페이보릿서울의 주된 고객층은 10대 후반에서 2~30대이며 여성의 비율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그리고 접근이 쉬운 가격대의 포스터와 최근까지 붐을 일으켰던 LP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 /박지윤 기자
마이페이보릿서울의 주된 고객층은 10대 후반에서 2~30대이며 여성의 비율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그리고 접근이 쉬운 가격대의 포스터와 최근까지 붐을 일으켰던 LP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 /박지윤 기자

종종 마이페이보릿서울을 방문한다는 20대 여성 A 씨는 "제가 갖고 싶었던 굿즈를 파는 곳을 찾아보다가 알게 됐다. 그때 처음 방문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었다"며 "그 뒤로 가끔 사고 싶은 게 없어도 합정역 근처에 오게 되면 이곳을 들린다. 물건을 파는 가게라기보다는 영화를 또 다른 느낌으로 감상하고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B 씨는 "영화나 소품 덕후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고 강조하며 "개인적으로 지브리 영화를 엄청 좋아하는데 이렇게 퀄리티가 좋은 굿즈들이 많은 곳을 발견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양한 아이템들을 구경하면서 지브리 외의 다른 영화들도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20대 남성 B 씨는 "평소 마이페이보릿 온라인 스마트스토어에 들어가서 사고 싶은 게 있는지 보고 매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가끔은 그냥 구경하러 오기도 한다"며 "물건을 파는 곳이지만 직원분이 저에게 말을 걸지 않아서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온전히 아이템에 집중해서 구경할 수 있는 게 저와 잘 맞는다"고 매력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신현이 대표는 어떻게 마이페이보릿이라는 공간을 만들게 됐을까. 그는 "오랜 시간 마케팅과 브랜딩 관련 IT 회사에서 일했는데 평소 좋아하던 영화와 관련된 무언가를 더 늦기 전에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회사를 퇴사하고 약 1년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2018년 8월 전북 군산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영화 관련 독립잡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슈가 있어서 결국 창간을 미루게 됐고 그 사이에 먼저 스토어 개념이 오프라인 매장을 먼저 오픈하게 됐다"고 출발점을 회상했다.

마이페이보릿서울의 신현이 대표는 단순히 영화 굿즈를 구입하는 매장의 개념을 넘어서 좋아하는 영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박지윤 기자
마이페이보릿서울의 신현이 대표는 "단순히 영화 굿즈를 구입하는 매장의 개념을 넘어서 좋아하는 영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박지윤 기자

당초 마이페이보릿은 군산에서 운영되고 있었지만 현재 서울로 이전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군산점은 관광지로서의 성격이 매우 강한 매장이었기에 장단점이 분명했던 만큼 이를 서울점과 함께 운영하는 것이 애초 목표였지만 혼자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고.

신 대표는 "서울 매장은 군산과는 달리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올 수 없는, 워킹 게스트가 방문하기 어려운 간판도 없는 지하 매장이기 때문에 좀 더 대중적인 아이템보다는 마니아 성격이 강한 아이템들로 채워가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요식업이나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관련 소풉샵들과 비교했을 때 마이페이보릿서울을 꾸준히 찾는 고객층의 규모가 작은 게 사실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신 대표는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 확장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한 대부분 수입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마진구조가 좋지 않고 최근 같이 환율이 요동치는 시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럼에도 마이페이보릿서울을 계속 운영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신 대표다. 그는 "상업적으로는 매우 희박한 확률의 사업지만 그로 인해 거의 동일한 매장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계속 운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영화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남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 대표는 "단순히 영화 굿즈를 구입하는 매장의 개념을 넘어서 좋아하는 영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정식 라이센스 수입 영화 제품들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인 만큼 오셔서 각자 좋아하는 영화를 발견하고 또 모르는 영화에 호기심을 갖게 되는 즐거움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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