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선관위가 장비 5%만 보여줬다더니…전 국정원 간부 "그건 아냐"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5.02.12 00:00 / 수정: 2025.02.12 07:24
"인력·시간 한계로 일부만…선관위 불응 아냐"
'시스템 취약=부정선거 의혹'에 신중한 입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점검에서 확인된 기술적 해킹 가능성이 부정선거와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부정선거 관련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른쪽이 백 전 차장. /임영무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점검에서 확인된 기술적 해킹 가능성이 부정선거와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부정선거 관련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른쪽이 백 전 차장.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국가정보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 보안점검 당시 대상 장비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진행했으며 일부만 점검한 이유도 선관위가 불응해서가 아니라 국정원의 인력과 시간 한계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선관위가 보안점검에 비협조적이어서 계엄을 통해 확인하려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과 어긋난다. 국정원 보안전문가는 선관위 시스템 취약성이 부정선거 의혹으로 연결되는지를 놓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사무총장은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장비를) 선별해서 보안점검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2023년 10월 선관위 전체 장비 6400여대 가운데 중요 장비 위주로 5% 수준인 310여대만 보안 점검을 진행했다.

보안점검을 진행했던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5%만 들여다본 이유를 놓고 한정된 국정원 인력과 시간을 들었다.

백 전 차장은 국회 측 대리인이 "선관위가 점검에 불응하고 일부 장비만 허용했나"라고 묻자 "그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선관위는 보유한 전산장비 6400여대에 모두 접근할 수 있도록 국정원에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측의 설명과는 다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5차 변론기일에서 "2023년 10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서 선관위 전산 시스템 점검 결과를 보고 받았는데 많이 부실하고 엉터리였다. 선관위가 충분히 다 보여준 것이 아니라 아주 일부인 5% 정도 장비만 보여줬다"며 "국정원이 보지 못했던 시스템이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가동하는지 스크린하기 위해 계엄군이 선관위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전 차장은 점검 결과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관위 선거 시스템이 우리나라 어떤 시스템보다 보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점검 결과를 분석해 보니 여러 취약점이 있고 보안관리 부실 문제도 드러났다"고 증언했다. 다만 시스템이 침입당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용빈 중앙건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과천=박헌우 기자
김용빈 중앙건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과천=박헌우 기자

시스템이 취약하다고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놓고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백 전 차장은 "보안점검에서 확인된 기술적 해킹 가능성이 실제 선거에서 부정선거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국회 측 질문에 "부정선거와 관련해서는 저희가 본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용빈 총장은 점검으로 드러난 문제를 개선해 2024년 4월10일 총선을 치렀다고도 강조했다. 모의 해킹에서는 데이터 조작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폈다. 윤 대통령 측이 거론하는 가짜 투표지도 보고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측은 백 전 차장이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력도 문제 삼기도 했다.

국회 측이 백 전 차장에 "공직선거법은 투표에서 개표 및 공표 과정에 이르기까지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증인이 출마한 경험이 있는데 모르시냐"고 반문하자 윤 대통령 측이 "보안점검과 관련 없는 내용을 묻고 있다"며 반발해 심판정이 잠시 소란해지기도 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관계있다"라며 중재 후 질의를 이어가려 했지만, 윤 대통령 측 반발이 거세지자 문 대행은 국회 측에 "출마 경험을 묻지 말라"며 질의를 제한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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