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두산 오재일이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송구를 잡아 윤석민을 아웃시키고 있다. / 잠실야구장 = 최용민 기자 |
[잠실야구장 = 이현용 기자] 유달리 트레이드를 많이 경험한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팬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둥지를 튼 선수들을 신뢰하고 응원했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팀에 몸담았던 선수들의 선전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두산의 경기 선발 명단에는 윤석민, 이성열, 오재일 등 서로 팀을 바꾼 선수들이 자리했다. 윤석민은 3번 지명 타자, 이성열은 7번 우익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나섰고 오재일은 1루수로 7번 타순에 자리했다.
![]() |
| 넥센 팬인 김병찬 씨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잠실야구장 = 이현용 기자 |
팬들은 트레이드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으로 온 선수들을 지지하면서도 떠난 선수들의 활약을 기원했다. 2년 전부터 넥센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는 김병찬(33) 씨는 "올 시즌 앞두고 단행된 윤석민과 장민석의 트레이드는 타격 강화를 노리는 넥센과 외야 수비를 강화하려는 두산의 생각이 맞아 떨어져 이뤄졌다. 윤석민이 넥센으로 와 정말 기쁘다. 염경엽 감독이 트레이드된 선수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2군에 내려가 있는데 장민석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의 눈빛에서는 장민석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외야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민석(29) 씨는 "장민석이 이름을 바꾸면서 나와 이름이 같아졌다. 워낙 좋아했던 선수라 아직 애정이 많이 남아있다. 어느 팀에서 뛰던 잘 했으면 좋겠다"고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장민석을 안타까워했다.
![]() |
| 오재일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노을 씨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오재일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두산 응원석에 자리한 노을(28) 씨는 "열심히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오재일이 확실한 주전은 아니지만 자기 위치에서 온 힘을 다하는 것이 느껴져 좋아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 잘 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2007년부터 두산을 응원한 그는 "임재철의 열렬한 팬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라이벌 팀으로 떠났지만 그곳에서 많은 기회를 잡고 활약했으면 좋겠다. 아직 은퇴할 시기는 절대 아니다"며 애정을 나타냈다.
두산의 팬인 황치훈(23) 씨도 "넥센과 트레이드된 선수들 모두 큰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으면 좋겠다. 다만 두산과 할 때에는 활약을 조금만 덜 하길 바란다"며 웃었다.
트레이드로 인연이 깊은 넥센과 두산의 팬들은 팀을 떠난 선수를 잊지 않고 있다. 이날 윤석민, 이성열, 오재일은 나란히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sporg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