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혁 기자] 2014년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겨우내 새롭게 리모델링된 야구장들이 그 모습을 하나둘씩 드러내고 있다. 새로워진 야구장 못지않게 알찬 선수 보강으로 패넌트레이스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3개 구단을 알아봤다.
우선 한화는 대전구장에 메이저리그식 포수 뒷좌석과 더그아웃 그리고 외야 불펜을 신설했다. 이중 포수 뒷좌석은 생동감 있게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더그아웃도 종전보다 두 배로 넓어져 선수들이 만족스러워한다. 여기에 불펜도 좌측 외야 공간에 개방돼 메이저리그처럼 선수는 선수대로 경기 분위기를 느끼고, 팬들의 볼거리를 늘릴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야구장에 돈을 들인 만큼 선수단 구성에도 공을 기울였다. FA에서 모처럼 돈다발을 풀어 내부 단속을 했고 외부 FA 중 최대어인 이용규와 정근우를 데려와 테이블세터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지난해 70도루에 그쳤던 한화는 올 시즌 100도루를 기대할 정도로 빠른 야구가 가능해졌다. 외국선수로는 메이저리그 경력의 좌타자 펠릭스 피에를 데려오며 기동력과 수비를 보강했고 선발요원으로 25세의 우완투수 케일럽 클레이를 영입해 마운드의 안정화를 꾀했다. 클레이는 제구력이 강점인 선수로 2013시즌 트리플 A 14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한 바 있다. 외국선수의 마지막 한 자리에는 투수 앤드류 앨버스를 데려왔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용병 투수 1위로 선정된 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10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4.05를 올렸다.

아직 팬들에서 선보이지 않았지만, KIA의 새로운 홈구장인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도 눈여겨볼 곳이다. 과거 해태 시절부터 사용하던 무등구장은 그동안 협소한 데다 제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야구경기를 치르기에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챔피언스필드는 다르다. 지하 2층, 지상 5층 전체면적 5만7646㎡, 관람석 2만2244석 규모로 장애인을 위한 전용관람석 229석을 확보하는 등 관중 위주의 경기장으로 지어졌다. 관중석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가 18.5m에 불과해 더욱 현장감 있는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선동열 KIA 감독이 "팬들이 경기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더라. 개선할 점도 있지만, 팬들에겐 굉장히 좋게 잘 지어놨다"고 칭찬할 정도로 관중 친화적인 구장이다.
KIA 역시 비시즌 동안 알찬 보강을 했다. 국내 선수 보강은 없었지만 대신 외국선수를 선발, 마무리, 4번 타자로 보강하며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선발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요미우리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데니스 홀튼을 데려왔다. 일본에서 6년 동안 63승 39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3.11의 성적을 거뒀고 2011년에는 19승으로 다승왕까지 차지했다. 11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에서도 3이닝 동안 깔끔한 투구로 합격점을 받은 상태다. 마무리로 영입된 하이로 어센시오는 마이너리그 9시즌 통산 38승 31패 119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한 선수로 든든한 뒷문 지킴이 역할을 할 것이다. 최희섭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이는 브렛 필은 2013년 트리플 A에서 타율 0.344 18홈런 79타점을 기록한 선수다. 11일 경기에서 쉬운 볼을 두 차례나 놓치는 등 외야 수비에 다소 문제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범호, 나지완과 함께 KIA의 중심타선으로서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야구 도시라 할 수 있는 롯데의 부산 사직구장은 전광판을 메이저리그식으로 새롭게 교체했다. 기존 전광판은 만들어진 지 10년도 넘어 종종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번에 교체된 전광판은 LED 풀컬러로 세세한 정보와 섬세한 영상 제공이 가능해졌다. 광안대교를 본떠 만들어 면적도 1.7배 커졌다. 아울러 사직구장은 음향 시설도 크게 키우고, 펜스도 안전도 높은 메이저리그식으로 교체했다. 또한, 기존의 1·3루 익사이팅존을 철거하는 대신 이곳에 불펜을 만들었다.
롯데 역시 비시즌 동안 알찬 보강을 했다. 내부 FA 강민호와 강영식을 지킨 데다, 외부 FA로는 장타력을 자랑하는 두산의 최준석을 데려왔다. 여기에 외국선수로 장타력과 선구안을 겸비한 베네수엘라 출신의 거포 루이스 히메네스를 데려오면서 타선의 묵직함을 더했다. 지난해 롯데의 고민이 장타력 부재라는 것을 잘 나타내는 선수 보강이라 할 수 있다. 마운드는 지난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원투펀치로 꼽힌 쉐인 유먼과 크리스 옥스프링이 나란히 재계약에 성공해 올해도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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