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기획] 안경현 "봉중근과 난투극, 경기 일부였을 뿐" ②
  • 박소연 기자
  • 입력: 2012.06.27 11:08 / 수정: 2012.06.27 11:08

안경현은 LG 투수 봉중근과 난투극을 벌였지만 특별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경기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 노시훈 기자
안경현은 LG 투수 봉중근과 난투극을 벌였지만 특별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경기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 노시훈 기자

[ 박소연 인턴기자]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안경현(43)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봉중근이 나온다. 같은 팀 출신도 아니고 학연, 지연, 어느 것으로도 관련 없지만, 둘의 관계는 야구를 조금 봤다하는 팬이라면 인상적으로 기억한다. 일명 '빈볼시비 난투극'. 안경현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안경현은 20일 <더팩트>과 인터뷰에서 지난 2007년 5월4일 '빈볼시비 난투극'의 전말을 밝혔다. 그는 "(봉)중근이가 미국에서 온지 얼마 안됐을 때였어요. 그날 경기에서 두산에서 유난히 번트가 많았어요. 기습 번트도 있었고. 거기에 중근이가 열 받았던 거죠. 라이벌전인데 초반에 무너졌으니까요. 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공이 얼굴쪽으로 왔어요. 빈볼이 오는 건 이해를 하지만 얼굴이었잖아요. 등 뒤로 갔으면 참았을텐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라이벌 경기인데 그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죠. 사실은 경기 일부처럼 플레이한거죠"라고 웃었다.

안경현은 다시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당연히 내가 지죠라며 웃었다.
안경현은 '다시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당연히 내가 지죠"라며 웃었다.

당시 0-1로 뒤진 5회말 봉중근은 두산 고영민의 2루타에 이어 연속안타와 수비실책으로 3점을 내줬다. 기분이 상한 봉중근은 타석에 들어선 안경현의 머리 쪽으로 빈볼을 던졌다. 화가 난 안경현은 곧바로 마운드로 뛰어가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안경현은 자세를 낮춰 주먹을 피한 봉중근의 '업어치기'에 당해 바닥을 뒹굴어야 했다. 이를 본 양팀 선수들은 벤치클리어링 사태까지 일으켰고, 7분여 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두 선수는 퇴장을 당했지만 그 일이 계기가 됐는지 타선이 폭발한 두산은 LG를 11-4로 크게 이겼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잘못을 인정한 봉중근은 다음날 안경현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고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됐다.

"그때도 그랬지만 특별한 감정이 남진 않았어요"라는 안경현에게 취재진은 짖궃은 궁금증이 생겼다. "그때는 못 때리셨잖아요. 지금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아요?" 그러자 그는 "당연히 내가 지죠. 나이 차도 있고"라며 손사래를 쳤다. 안경현은 봉중근보다 10살 위다.

하지만 결국 사실상 이 사건의 승자는 안경현이었다. 그날 이후 안경현은 6월까지 꾸준히 안타를 치며 한때 2할대 중반의 시즌 타율을 3할대로 끌어올렸고, 봉중근은 사건 당일 4.1이닝 5실점으로 한국 무대 복귀 후 첫 패전의 멍에를 쓴데 이어 5월 한 달간 승리 없이 3패에 방어율 9.15로 처참히 무너졌다. 이후에도 알 수 없는 슬럼프에 빠져 6승7패 방어율 5.32의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글 = 박소연 인턴기자, 사진 = 노시훈 기자>

스포츠서울미디어 스포츠기획취재팀 claire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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