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내 석명 완료 요구…내달 13일 첫 공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윤석열 계엄 정당화 메시지' 사건 재판부가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을 향해 "석명 요구를 무시했다"고 질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1부(장성진 정수영 최영각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윤 전 대통령과 신 전 실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팀을 향해 "신 전 실장 관련 석명 요구에 답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의견서를 제출했다"면서 "석명할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쟁점을 명확히 한다는 의미에서 답변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었는데 무시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9월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팀에 △신 전 실장이 내란에 기여했는지 △신 전 실장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한 행위가 폭동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를 밝히라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신 전 실장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함께 지시를 했다는 건지, 신 전 실장은 듣고 동조만 했다는 건지 불분명하다"며 "기소 취지를 분명히 해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전 실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와 관련해 공소장 자체에 구성요건 중 피고인들이 국헌문란 목적을 가진 이유를 설시해야 하는데 빠져 있다. 보완해달라"며 "다투는 쟁점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 기본적인 특검팀의 의견이 어떤지 내달 11일까지 석명을 완료하라"고 요구했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 탄핵소추안 의결 전까지 이뤄진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행위에 기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도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특검팀은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2024년 12월14일 내란 행위가 종료됐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늦게 제출한 점도 따졌다. 재판부는 "늦게 제출하면 재판부가 검토할 시간이 없다"며 "변호인도 의견을 말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차장에게 주한 미국대사에게 비상계엄 선포 담화문 내용을 설명하라고 했을 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 전달 등 별도의 지시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통상적인 외교적 직무수행에 속하며 비상계엄을 재선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과 신 전 실장은 2024년 12월3~4일 미국과 영국,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내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대외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신 전 실장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김 전 차장과 공모해 우방국에 '이번 조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라는 계엄 옹호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종결하고 내달 13일 오후 2시 첫 공판기일을 연다. 김 전 차장과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을 상대로 증인신문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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