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선관위 직원 측 "특검, 결론 정해놓고 진술 강요"

  • 김해인 기자
  • 입력: 2026.10.22 18:50 / 수정: 2026.10.22 18:50
"오후 6시 30분까지만 조사 요청했지만 거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규명할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와 특검보들이 9월 7일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혁, 김상천 특검보, 이 특검, 권근환, 김은정, 김진우 특검보. /서예원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규명할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와 특검보들이 9월 7일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혁, 김상천 특검보, 이 특검, 권근환, 김은정, 김진우 특검보. /서예원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선관위특검) 조사를 받은 이후 숨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측이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었고, 결론을 정해놓은 채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고인 A 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도담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사망 경위를 단정하거나 특검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고인이 생애 마지막 날 받은 조사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담 소속 변호사는 지난 20일 A 씨의 특검 조사에 입회했다. 도담은 특검이 강압적인 분위기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A 씨 측은 "고인이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검사는 선 채로 '아니 일반적인 걸 말하라는데 모른다는 거냐'고 소리쳤다"며 "변호인은 그 자리에서 '사실을 정해 놓고 원하는 답변이 안 나온다고 서서 소리치며 압박하는 것은 강요'라고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의 항의에 검사는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아서 그런 거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A 씨 측은 "검사가 자신의 판단을 '사실'로 전제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우리 사회가 청산하고자 했던 '짜맞추기식 수사'"라고 지적했다.

조사 시간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고인이 힘들어해 변호인이 오후 6시 30분까지만 조사하자고 요청했지만, 수사팀이 조사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A 씨 측은 "수사팀은 '오후 9시부터는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그 전까지는 수사할 수 있다'며 조사를 계속했다"며 "피의자를 보호하는 심야조사 제한 규정을 오히려 압박의 논리로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사 방식이 법규에 어긋났다는 주장도 내놨다. A 씨 측은 "하루 종일 신문을 주도한 사람은 형사소송법상 수사 보조자인 사법경찰리(경장)였다"며 "그가 정면에서 신문하는 동안 검사는 옆에서, 특별수사관은 뒤에서 질문했다. 고인은 앞과 옆, 뒤로 몸을 돌려 가며 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먼지털이식 수사"라며 "특검이 수사 대상으로 삼는 사안 가운데에는 '제9회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이라는 특검의 목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스러운 것이 적지 않다"고 했다.

A 씨 측은 "특검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사 방식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익명으로 고인의 혐의를 기정사실화하거나 수사와 사망의 무관함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할 이태한 특검(왼쪽)과 특검보가 9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할 이태한 특검(왼쪽)과 특검보가 9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에 앞서 A 씨는 전날 오전 7시 6분께 경기 화성시 소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수사 과정에서 느낀 억울함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고인이 되신 중앙선관위 공무원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중앙선관위가 밝힌 '계속된 수사로 인한 극심한 심리적 부담'과 '10월 20일 심야까지 피의자 조사' 등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A 씨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선관위특검 수사 과정에서 지난 20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조사에는 출석부터 귀가까지 변호인이 참여했으며, A 씨가 야간 조사를 원하지 않아 오후 8시 55분께 조사를 종료했다는 설명이다.

특검팀은 A 씨가 오전 10시께 출석했고, 점심·저녁 식사와 휴식 등을 포함해 총 3시간 20분 동안 휴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제 조사 시간은 7시간 35분이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전체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조사 및 조서 내용에 대한 이의 제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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