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남용 방지” 기대 “수사 공백” 우려 교차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검찰청이 출범 78년 만에 간판을 내린다. 수사는 경찰·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이,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다. 검찰이 수사부터 기소까지 주도해 온 체제도 막을 내린다. 다만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까지 사라지면서 수사 공백과 사건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일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개정 형사소송법 등이 시행된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범죄 수사와 경찰 수사 지휘, 영장 청구, 기소와 공소 유지까지 담당해 왔다.
검찰청은 사라지지만 검사 직제는 유지된다. 검사는 공소청과 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 등에 소속돼 영장 청구와 기소, 공소 유지, 보완수사 요구를 담당한다. 헌법에 명시된 직책인 검찰총장이 공소청 수장을 맡는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범죄와 법왜곡죄 등 중대범죄를 수사한다. 중수청 수사관으로 임용된 검사는 검사 신분을 잃어 영장을 직접 청구하거나 기소할 수 없다.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상당 수사관으로 임용된다. 평검사는 법조 경력이 10년 이상이면 3급, 10년 미만이면 4급 상당을 적용받는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 청사를 사용하고, 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 체제로 문을 연다.
◆참여정부서 개혁 시동…중수부 폐지 거쳐 수사권 조정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의 제도적 결과다.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 권한이 검찰에 집중되면서 표적 수사와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가 반복됐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나누려는 시도는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법관 출신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며 법무부 문민화에 나섰다.
이듬해에는 검찰청법을 개정해 '검사동일체 원칙'과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했다.
이와 함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고비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도 추진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 폐지에 합의했다. 그러나 검찰의 강한 반발과 청와대의 신중론으로 결국 무산됐다.
같은 해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경찰의 수사개시권이 명시됐다.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중수부 폐지를 다시 추진했다. 하지만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지시를 계기로 검사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이른바 '검란'이 벌어졌고, 한 전 총장은 그해 11월 30일 사퇴했다.
중수부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4월 대선 공약에 따라 폐지됐다. 다만 대검에 신설된 반부패부가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지휘·감독하고, 서울중앙지검 등 주요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가 직접·인지수사를 이어나갔다.

검찰 권한의 실질적인 축소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졌다. 2020년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제한했다. 개정법이 시행된 2021년에는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주어지고 검사의 일반적인 경찰 수사지휘권이 폐지됐다. 같은 해 1월에는 일부 고위공직자 범죄에 수사·기소권을 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했다.
2022년에는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으로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부패·경제범죄로 다시 줄었다.
정권교체로 등장한 윤석열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넓히는 ‘검수원복’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와 김건희 여사 사건 처리를 둘러싸고 검찰 수사의 형평성 논란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 이후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검찰청 폐지를 추진했다. 지난 3월 국회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설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도 없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권한 집중에 따른 폐해를 바로잡는 과정이라는 평가와 보완수사권 폐지로 수사 공백과 사건 지연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국가 권력을 나눠 놓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가 권력의 힘을 약화시켜 국민의 자유권을 더 보장하겠다는 것"이라며 "수사권을 남용해 쪼개기 기소와 별건 기소를 하고, 온갖 강제처분으로 개인의 삶을 처참하게 무너뜨리는 것은 우리 헌법 질서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사·국회의원 출신인 김웅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입은 사건, 암장 사건에 대해 이를 보완할 방법이 완전히 사라진 약육강식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 문제"라며 "지금의 형사법제도는 보완방법 자체가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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