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여부 주목…확정시 공개범위 판단
최근 판결문 통한 개인정보 유출 변수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서울중앙지법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판결문 실명 공개를 거부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에 항소할지 주목된다. 최근 이 판결문의 비식별화 정보가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제거돼 관계인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사실도 확인되면서, 향후 공개 범위 재검토 과정의 변수로 떠올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강우찬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참여연대가 서울중앙지법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참여연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판결문 실명 공개를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미확정 형사판결문은 일반 국민에게 공개할 수 없고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형사소송법이 일반 국민의 미확정 형사판결문 열람·등사를 절대 금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보공개법에 따른 공개 청구 대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판결로 윤 전 대통령의 실명 판결문을 즉시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법이 항소할 경우 항소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재처분 절차는 미뤄진다.
항소하지 않고 판결이 확정되면 서울중앙지법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를 개별적으로 따져 판결문 공개 여부와 실명 공개 범위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
법원은 항소 여부를 판단하면서 미확정 형사판결문 공개가 피고인과 증인, 주변 관계인의 사생활과 개인정보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최근 드러난 비식별 판결문의 개인정보 노출 사태도 변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우리법원 주요판결'에 게시한 판결문이 AI를 활용하거나 특정 편집 작업을 거치면 비식별처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주요판결 판결문을 전수조사한 결과,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판결문에서 소송관계인 20명의 성명·소속·학력과 다른 소송관계인 2명의 성명이 노출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 판결문은 지난 3월16일 게시됐으며, 법원은 지난 18일 문제를 파악한 뒤 비식별 처리를 제거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유출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연락처가 확인되는 정보 주체에게는 개별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판결문 공개 확대 요구에 부딪힌 상황에서 기존 비식별화 방식의 기술적 한계까지 드러난 셈이다.
이에 따라 행정법원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법원은 공개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과 비식별화 방식의 적정성을 더욱 신중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항소 여부를 놓고 "피고는 서울중앙지법원장이지만 국가소송법상 소송 수행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확인된 만큼 향후 판결문 공개와 비식별화 과정에서 더 조심하게 될 수 있다"며 "유출이 발생하면 정보 주체 통지와 신고, 민형사상 책임 문제도 뒤따를 수 있어 신중히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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