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비밀번호 모른다' 증언만 유죄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국회에서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구명 로비 의혹' 등에 대해 위증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3부(김영현 백승엽 황승태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2시 위증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1심보다 감형된 것이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만난 적 없다고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2024년 7월 국회 청문회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허위 진술하고, 해병대 훈련에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초청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한 부분만 유죄로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압수수색 직전 20자 안팎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설정한 뒤, 수사기관의 반복된 비밀번호 제공 요구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이후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답변했으나, 사흘 뒤 비밀번호를 극적으로 알아내 잠금을 해제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은 기억할 수 있으면서도 수사기관이 쉽게 알아내기 어려운 비밀번호를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며 "비밀번호 구성 규칙도 비교적 명확해 충분히 기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과 국회로부터 지속적으로 비밀번호 제공 요구를 받는 상황이었으므로 비밀번호를 계속 상기해 기억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전 대표를 알지 못한다고 증언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친분 관계였다는 진술은 상당 부분 이 전 대표의 말을 전해 들은 것에 그쳤고, 임 전 사단장이 사단장 재직 중 서울을 방문했다는 객관적 자료나 두 사람 사이의 통화·메시지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배우 박성웅이 임 전 사단장 1심에서 진술한 내용도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해병대 장군으로 지칭된 사람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인물이 피고인이라고 특정하기 곤란하다"며 박 씨 등의 진술만으로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가 술자리에서 만났거나 친분 관계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송 씨를 해병대 훈련에 초청하고도 초청하지 않았다고 한 증언도 무죄로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이 송 씨 등 7명의 초청을 지시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행사 진행 상황이나 초청장 발송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청문회 과정에서 답변을 수정하고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유보적으로 답한 뒤, 다음 날 관련자들에게 확인한 내용을 담은 진술서를 국회에 제출한 점도 고려했다.
yes@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