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가범죄 비판한 김승원…과거 '보안사 고문 가담' 피고인 변론
  • 정예은 기자
  • 입력: 2026.09.08 11:29 / 수정: 2026.09.08 11:29
보안사 전 수사관 2심 변호인단 참여
고문 사실 인정돼 징역 1년3개월 확정
"실질적 변론 안해…국민 눈높이 인정"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변호사 시절 보안사에서 고문에 가담한 사실을 부인하며 법정에서 위증하고 폭로자를 무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추재엽 전 양천구청장을 변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호영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변호사 시절 보안사에서 고문에 가담한 사실을 부인하며 법정에서 위증하고 폭로자를 무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추재엽 전 양천구청장을 변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 | 정예은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보안사 고문 가담 의혹'을 받는 피고인 변호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가 변호한 피고인은 고문 가담 사실이 인정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추재엽 전 양천구청장의 선거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 변호인단에 참여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법무법인 오늘 소속이었다.

김 후보자가 변호한 추 전 구청장은 위증·무고·공직선거법 위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추 전 구청장은 2011년 10월 한나라당 후보로 양천구청장 재선거에 출마했다. 과거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에서 일본어 통번역 업무를 담당했던 김병진 씨는 추 전 구청장이 1985년 보안사 수사관 근무 시절 재일동포 유지길 씨를 간첩으로 조작하기 위해 고문에 가담한 현장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 천 구청장이 이같은 주장이 허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구민들에게 보내고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자 맞고발했다.

추 전 구청장은 1심에서 위증·무고 혐의에 징역 1년, 공직선거법 위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에 징역 3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추 전 구청장에게 총 징역 1년3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자신은 고문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며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글을 게재하거나 선거구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범행이 충분히 인정됨에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는 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김 후보자가 포함된 변호인단은 추 전 구청장이 고문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보안사에서 유 씨에 대한 '인간 바베큐 물고문'이 이뤄질 당시 피고인이 주전자를 들고 얼굴에 물을 붓는 등 고문에 참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유 씨가 2010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전기고문', '인간 바베큐 물고문' 등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진술했고 추 전 구청장이 대공 수사 교육을 받은 뒤 유 씨 수사에 투입된 점을 종합해 고문 가담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진화위는 앞서 보안사가 수사권 없이 유 씨를 연행해 38일간 불법 구금하고 고문·가혹행위로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피해자가 법정 출석하지 않았다며 진술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다시 따져야 한다는 변호인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가 고문 트라우마로 한국에 입국하기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가족들이 유 씨의 입국을 걱정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진화위 진술 등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역시 2013년 4월 추 전 구청장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은 확정됐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변호사 시절 인권보호 활동을 여러차례 언급해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판사 출신으로, 그리고 변호사로서 인권 변호 활동을 많이 했는데 우리 사회의 낮고 어려운 곳에 계신 분까지 최선을 다해 살피고 보듬는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3년 7월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신체에 직접 가하는 고문만큼 매서운 반인권적 조작수사"라고 비판했다.

2022년 11월 '반인권적 국가범죄 시효 특례법'을 공동발의하기도 했다. 이 법안 제안 이유를 보면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권위주의 정권, 군사정권 시절을 거치면서 국가에 의한 반인권적 폭력행위가 빈번히 발생했다"며 "과거 국가범죄에 대한 진실규명·형사책임·배상 등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이 사건은 고문 자체가 아닌 위증 등이 문제 된 사건이었고, 소속 법무법인이 수임한 사건이라 피고인의 조력 받을 권리 차원에서 공동 변호인단으로 참여했을 뿐 실질적인 변론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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