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오세훈, 2000만원 빌리러 간다 말해"…재판부는 '갸우뚱'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8.29 00:43 / 수정: 2026.08.29 00:43
명 씨, 여론조사 대납 의혹 증인 출석
재판부 "명 씨 증언 신빙성이 가장 중요"
명태균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명태균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명태균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여론조사를 요청했고 비용은 '철강회사 김 회장'이 낸다고 말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재판부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명 씨는 28일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오 시장이 전화를 걸어 철강회사 김 회장에게 여론조사 비용 2000만원을 빌리러 간다고 이야기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 회장은 오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씨를 뜻한다.

명 씨는 오 시장이 2021년 한 중국음식점에서 처음 만났을 때 여론조사 비용을 물어봐 총 2000만원가량 들 것이라고 말해줬다고도 증언했다.

이에 재판부는 "정치인에게 정치자금법이 얼마나 민감한데 증인(명태균 씨)에게 약점 잡힐 수 있는 여론조사 비용 2000만원을 빌리러 간다고 얘기했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명 씨는 "그건 저도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도 냈는데도 직접 전달한 여론조사는 2번 뿐이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명 씨는 오 시장이 강철원 전 부시장을 통해 일을 진행하라고 했다며 "오 시장에게 바로 여론조사를 보내면 죽으라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명 씨의 증언도 의심했다. 명 씨는 오 시장을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은 여론조사를 하는 사람은 아니며 결과를 가져오면 분석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주장은 믿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명 씨는 당시 나경원 의원이 오 시장에게 이기는 경선 여론조사가 나오자 자신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명 씨가 연루된 윤석열 전 대통령 무상 대선 여론조사 사건도 거론됐다. 명 씨는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여론조사를 의뢰받거나 비용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오 시장 사건 모두 여론조사 데이터가 유리하게 조작됐다는 의혹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명 씨의 입장은 정반대인 셈이다.

재판부가 의문을 제기하자 명 씨는 "두 사람은 처지가 다르다. 윤석열은 무소불위 검찰총장 출신에 당시 여론조사 1등하던 사람이다. 오 시장은 10년 공백 거쳐 동앗줄을 만난 거다. 상황이 전혀 달랐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오 시장이 자신을 고소한 이후 의혹을 본격적으로 폭로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오 시장은 2024년 12월3일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 강혜경 씨를 사기 및 사기 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명 씨는 재판부가 "오 시장이 고소하겠다고 밝힌 직후 검찰 조사 받을 때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처음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오 시장이 고소했기 때문에 방어권 차원에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시작하면서 "이 사건은 명태균 등 증인의 진술 신빙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명 씨를 증인으로 부른 배경을 밝히기기도 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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