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테일' 전략 막판 주요 피의자 기소
공정성 논란에 특검보 교체까지…미제·재이첩도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이 180일간의 수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초 150일이었던 수사기간을 모두 소진한 뒤 추가 연장을 요구했고, 국회가 특검법을 개정하면서 30일을 확보했다. 세 차례의 연장 끝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피의자들을 잇달아 재판에 넘기며 막판까지 수사력을 집중했다.
종합특검은 지난 23일 수사를 공식 종료하고 24일 최종 브리핑을 열어 6개월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 150일→180일…3대 특검 미제에 새 의혹까지 수사
종합특검은 출범 당시부터 3대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을 넘겨받아 '2차 특검' 역할을 맡았다. 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 등에서 남은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동시에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수사 초기에는 방대한 사건에 비해 수사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사기간의 상당 부분이 지나도록 주요 피의자에 대한 조사와 처분이 지연되면서 특검이 당초 정해진 150일 안에 사건을 끝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종합특검은 이에 대해 수사 후반부에 주요 사건과 피의자에게 수사력을 집중하는 이른바 '헤비테일' 전략을 강조했다. 실제로 수사 막판에는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사법처분이 잇따랐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해 윤 의원 등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여사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고, 윤 의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앞선 3대 특검에서 넘겨받은 사건 가운데 상당수는 종합특검 수사에서도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이 대표적이다. 종합특검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출국금지하고 두 차례 소환하는 등 수사를 이어갔지만 관련 의혹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기기로 했다.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과 이른바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도 종합특검이 다시 들여다봤지만 수사기간 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 역시 당시 수사팀과 이창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재판에 넘겼지만 이른바 '윗선'인 심우정 전 검찰총장은 "2024년 9월 16일 취임 후 첫 회의에서 도이치 사건 보고를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도 수사기간 만료로 사건을 국수본에 이첩했다.
◆'미제의 미제' 남아…공정성 논란·특검보 교체까지
종합특검이 수사한 사건에서도 미제가 남았다.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대북송금 수사 개입 의혹이 대표적이다. 종합특검은 대통령실과 법무부·검찰 지휘부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지만 주요 인물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사건을 다시 다른 수사기관에 넘기기로 했다.
수사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도 이어졌다. 김지미 특검보가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수사 인력 구성과 주요 수사 대상,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언급한 데 이어 권 특검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별도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국정농단 의심 사건'에서도 담당 특검보의 과거 변호 이력이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종합특검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을 변호했던 권영빈 특검보를 사건 담당에서 배제하고 김치헌 특검보로 교체했다. 결국 이 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애초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기각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소권없음 처분하고, 서울고검 TF에서 넘겨받았던 사건 기록은 국수본에 이첩하기로 결정했다.
20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해 13건이 기각되는 등 기각률이 65%에 달했다. 영장이 청구된 범죄 혐의 자체에 다툼이 있다는 기각 사유도 많아 수사력에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다. 1차 특검에 견줘 수사 대상 난이도가 높았다는 게 종합특검의 해명이지만 원활하지 않은 신병 확보에 수사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성과도 있었다. 3대 특검이 각각 수사하다 남긴 사건을 한데 모아 기존 수사의 빈틈을 다시 들여다봤고, 관저 이전 의혹 등 일부 사건에서는 앞선 수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혐의를 추가로 포착해 기소까지 이어갔다.
내란 사건에서는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과 다른 결론을 내놓은 사례도 나왔다. 종합특검은 지난 19일 조성현 대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을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각각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했다.
향후 재판에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되는 이유다. 두 사람의 행위가 내란의 실행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당시 상부의 지시를 전달하거나 일부 수행한 행위에 내란 중요임무종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선 헌법재판소와 법원 판단에서 주요 증언과 사실관계가 어떻게 인정됐는지도 향후 재판 과정에서 다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사기간을 150일에서 180일로 늘리고 파견 인력도 확대했지만 상당수 사건을 다시 수사기관에 넘기게 됐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수사 지연과 공정성 논란, 일부 수사를 둘러싼 과잉수사 논란 역시 종합특검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종합특검은 이날 최종 브리핑에서 180일간 진행한 수사의 구체적인 규모와 주요 사건별 처분 결과, 미제 사건의 향후 처리 방향 등을 공개했다. 3대 특검의 미완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명분으로 출범한 종합특검은 세 차례 연장 끝에 전체 사건 152건 중 58건(구속 7건, 불구속 51건)을 기소하고, 46건은 국수본에 이첩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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