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갈등' 대법관 서면제청 논란…윤 정부 때부터 조짐
  • 장우성 기자
  • 입력: 2026.08.24 06:00 / 수정: 2026.08.24 06:45
대법관후보추천위 대표성 강화론도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4일 국회의장접견실에서 열린 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4일 국회의장접견실에서 열린 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으로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물밑 합의에 따른 대법관 임명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1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도입 이후 역대 정부 첫 대법관 인선 과정은 네 차례 있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첫 대법관은 지난 2014년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이 제청한 조희대 대법관(현 대법원장)이었다. 강한 보수 성향으로 박근혜 정부의 방향과도 일치했고 당시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흠이 없는 게 흠"이라고 할 정도로 호평했다. 국회 임명동의안은 재석 234명 가운데 찬성 230, 반대 4로 여유있게 통과됐다.

문재인 정부 첫 대법관은 2017년 7월 임명된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이었다. 조 대법관은 비 서울대·변호사 출신, 박 대법관은 여성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의 성향은 정반대였지만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선호한 문 정부와도 부합한 인선이었다.

첫 번째 잡음은 윤석열 정부 때 생겼다. 2023년 6월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 중 박순영·정계선 판사를 제청할 경우 대통령실이 임명 거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들이 진보적 성향을 가졌다며 문제삼은 것이다. 당시 민주당 등 야권을 중심으로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부당한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김 대법원장이 한 발 물러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서경환·권영준 후보를 임명 제청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재명 정부와 조희대 대법원의 불협화음은 윤석열 정부 때보다도 심각하다. 사상 초유로 전임 대법관 퇴임 6개월이 되도록 인선을 매듭짓지 못한 데다 서면 제청이라는 형태까지 등장했다. 청와대는 애초 진보 성향인 김민기 판사를 선호했으나 대법원은 김 후보의 배우자가 오영준 헌법재판관이어서 부부가 동시에 사법기관 최고위직을 맡는 모양새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이 오랜 대법관 공백 끝에 제청한 손봉기 판사는 중립 성향에 비 서울대·지역 법관 출신이어서 어느정도 청와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갈등을 방지하려면 관행처럼 이뤄졌던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합의에 따른 대법관 임명보다 개선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서로 미는 후보를 두고 양보하지 않으면 해법을 찾기 어렵다.

이에 따라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추천위를 사회 각계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대표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고 대법원장 제청권과 대통령 임명권은 형식적 절차로 남겨두는 방안이다.

추천위가 대법원장의 의도에 맞는 후보가 추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은 이어져왔다. 현행법상 추천위에는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해 선임 대법관, 대법관이 아닌 법관 등 법관만 3명이 참여할 수 있다. 학식과 덕망이 높은 비변호사 인사 3명도 대법원장이 위촉한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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