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로 경찰에 '수사 쓰나미'…인력 부족·사건 적체 예감
  • 김영봉, 정인지 기자
  • 입력: 2026.08.19 00:00 / 수정: 2026.08.19 00:00
수사인력 881명 재배치·추가 보강
"사건 많은 경찰서엔 20~30명 필요"
장기 사건 늘면 관서 평가에도 부담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이 맡아온 사건이 대거 경찰로 넘어오면서 일선 수사 인력 부족과 사건 적체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렬 기자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이 맡아온 사건이 대거 경찰로 넘어오면서 일선 수사 인력 부족과 사건 적체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렬 기자

[더팩트ㅣ김영봉·정인지 기자] 검찰청 폐지로 검찰 사건이 대거 경찰로 넘어오면서 수사 인력 부족과 사건 적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이 인력 보강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처리 지연이 경찰서 평가에 반영되는 만큼 일선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 가운데 중수청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건 상당수가 경찰로 이관된다.

오는 10월2일 시행되는 중수청법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등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한다. 중수청 수사 대상이 아닌 폭행·상해·절도·성폭력 등 일반 형사사건은 경찰로 넘어오게 된다. 검찰에서 장기간 수사했지만 처분하지 않은 사건도 이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경찰로 넘어올 사건만 약 5만 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 7일과 12일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수사부서에 881명을 재배치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 인력 보강에 나섰다.

경찰 기동대 130개 부대의 정원을 80명에서 72명으로 각각 8명씩 줄여 확보한 인력 1040명을 수사·민생치안·내부통제 분야에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전국 경찰서 통합수사팀 645명, 여성·청소년 수사 분야에 80명 등이 배치된다. 향후 관계부처와 협의해 신규 채용을 통한 수사 인력 증원도 추진한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기동대 인력을 줄여 수사 인력을 보강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검찰에서 넘어올 사건 규모를 감안하면 이같은 증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사 수요가 많은 서울 일선 경찰서는 형사·지능 등 수사부서에 20~30명씩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경찰까지 수사부서로 돌려야 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으로 검찰 사건이 대거 경찰로 넘어오면서 수사 인력 부족과 사건 적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김영봉 기자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으로 검찰 사건이 대거 경찰로 넘어오면서 수사 인력 부족과 사건 적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김영봉 기자

수사 인력 부족은 사건 적체로 이어질 수 있다. 검찰에서 이미 장기간 수사한 사건까지 넘겨받는 데다 업무량까지 늘면 장기 사건이 쌓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서울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검찰에서 넘어오는 사건 중에는 이미 수사가 장기화한 사건도 있을 것"이라며 "수만건의 사건이 한꺼번에 넘어오면 기존에 맡고 있던 사건까지 처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장기사건 증가는 경찰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찰은 치안성과평가에서 사건 처리 기간과 장기사건 보유 비율 등을 경찰서 단위 평가 지표에 반영하고 있다. 수사 기간이 6개월(180일) 이상인 사건은 장기사건으로 분류된다.

경찰이 보유한 6개월 이상 장기사건은 지난 2022년 4만3633건(11.4%)에서 2023년 3만1512건(7.6%), 2024년 2만7760건(6.3%)으로 줄었다. 지난해는 2만7789건(6.4%), 올해는 7월 말 기준 2만2748건(5.6%)으로 여전히 연간 2만건을 웃돈다.

수사부서 기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사부서는 고소·고발 당사자들의 민원이 잦은 데다 사건 처리에 대한 평가 부담도 커 일선에서 기피 부서로 꼽힌다.

경찰청에 따르면 고소·고발 접수 건수는 2022년 37만827건에서 2023년 45만2183건, 2024년 67만7979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71만8330건으로 2022년보다 93.7% 급증했다. 올해도 7월 말까지 41만7107건이 접수됐다.

수사부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검찰에서 오래된 사건을 넘겨받거나 사건이 몰려 처리가 늦어져도 결국 담당 수사관이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사건이 늘어난 만큼 평가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수사부서에 지원하려는 직원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사건은 대폭 늘어나는데 기존 인력과 평가 체계를 그대로 두면 장기 미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인력 보강과 함께 장기 사건에 대한 평가 방식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yb@tf.co.kr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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