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취업청탁' 노영민·김현미 1심 무죄…"채용 강요 아냐"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8.13 11:12 / 수정: 2026.08.13 11:12
'국토부 추천' 관행 인정
법원 "회사 측도 반대 안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업무방해 혐의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업무방해 혐의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취업을 청탁하고자 민간기업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13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 권 모 씨와 전직 국토부 운영지원과장 전 모 씨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권 씨 등 3명은 국토부의 관리·감독 권한 등을 이용해 이 전 부총장을 한국복합물류의 상근고문으로 취업시켜 회사 인사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한국복합물류가 국토부의 추천에 따라 상근고문을 채용해 온 관행과 회사의 대관업무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회사의 자유로운 채용 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한국복합물류가 국토부 소유 부지에서 복합터미널 사업을 하며 각종 관리·감독과 재정 지원을 받았다"며 "국토부가 2009년부터 회사 상근고문 인사를 추천해 왔고, 회사 측도 이를 국토부가 관리하는 자리로 인식해 왔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국복합물류가 이 전 부총장 채용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았고, 민주당 사무부총장직과의 겸직만 문제 삼았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총장은 겸직이 어렵다는 회사 측 입장을 전달받은 뒤 노 전 실장에게 인사팀에 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노 전 실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노 전 실장이 이 전 부총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사기업의 겸직 가능성을 원론적으로 설명하거나 이 전 부총장의 요구를 완곡하게 거절한 취지로 볼 수 있어, 회사에 겸직 허용이나 채용을 강요하기 위해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전 장관이 전 씨와 공모해 2018년 7월 정치권 인사 김 모 씨를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으로 취업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회사 내부에 정치권 출신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일부 있었더라도, 이를 김 전 장관이나 전 씨에게 전달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 측이 국토부에 공식적으로 채용을 반대하지도 않았고, 국토부 반대에도 인사를 강행한 증거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노 전 실장은 선고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절차 문제가 아니라 사건의 실체 자체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이 전 정권 주요 인사를 겨냥한 정치보복 차원에서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사건이 5년 만에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국토부 공무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무런 죄 없는 공무원들까지 정치보복 수사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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