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검찰 수사권이 폐지된 만큼 공소 유지를 위한 증인신문이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전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김태영 21그램 대표 등의 속행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증인신문에 앞서 김 전 차관 측이 낸 의견서를 검토했다. 김 전 차관 측은 증인신문 때 증인 변호인의 동석을 허용하고, 질문 사안별로 증언거부권을 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증인 변호인이 법정 방청석에 앉는 것은 가능하지만 증인 옆에 앉거나 신문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질문마다 증언거부권을 반복 고지하는 방안에도 "재판장의 소송지휘 사항"이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과도하게 증인의 특권을 침해하는 질문이라면 중간에 신중히 답하라고 안내하겠다"면서도, 모든 질문에 앞서 증언거부권을 알리면 신문이 지연되거나 특정 질문이 문제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 신문 방식에 증인이 알기 어려운 사안까지 사건 전반의 개요를 질문에 포함하는 경향이 있다며 적절히 정돈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의 재판 환경도 고려했을 때 (검찰은) 수사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 공소 유지 쪽에서는 관련 내용을 증인신문을 통해 현출할 수밖에 없다"며 "증인신문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하게 길어지거나 불필요한 신문은 제지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제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아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으며 오는 10월 시행될 예정이다.
재판부 발언은 특검 기소 사건인 이 사건을 넘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뒤 형사재판에서 증인신문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황승호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김 전 차관으로부터 "21그램이 공사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 결정이 누구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윗선에서 정해진 사안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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