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알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국정원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해 국정원장의 국회 보고의무를 강화하고도 외면한 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저지에만 매몰했다고 질타했다.
특검팀은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원장은 '국가 안전보장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국정원장은 국회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어긴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21대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이던 당시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가의 정보기능이 악용되지 못하게 하고, 국회의 국정원 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개정 국정원법을 공동발의했다"며 "국정원장의 국회 보고의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피고인이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이를 저버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 조치임을 알고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독대 보고 사실을 은폐하거나 CIA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보내도록 지시했다"며 "특히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이 탄핵 저지 당론을 세우자, 여당 의원들과 논의해 홍 전 차장 개인을 공격하는 등 의도적으로 정치에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비상계엄 당일 홍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조 운영 계획을 보고했는지, 홍 전 차장이 이를 국회에서 폭로한 뒤 감찰실장 등에게 그의 비위 수집을 지시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당시 여당이 윤 전 대통령 탄핵 저지를 당론으로 정하자 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탄핵심판이 흘러가도록 홍 전 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려 했다는 취지다. 조 전 원장은 "감찰을 지시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지난 5월 1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계엄 문건을 받은 적 없다고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혐의와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특검팀의 핵심 주장이었던 직무유기와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구형량인 징역 7년에는 한참 못 미쳤다.
당시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정치인 체포조 관련 내용은 비상계엄 과정에서 발생한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설령 보고로 인식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받아들였을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조 전 원장이 계엄 당시 홍 전 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폐쇄회로 자료를 국회에 선별적으로 제출한 혐의(국정원법 위반), 정치인 체포 관련 대화가 담긴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증거인멸)도 모두 무죄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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