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헌재 판단 전 위헌 전제로 재판할 수 없어"
  • 김해인 기자
  • 입력: 2026.07.27 06:00 / 수정: 2026.07.27 07:14
수사기관을 통해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된 의료기관에 대한 의료급여비용 지급보류 처분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더팩트 DB
수사기관을 통해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된 의료기관에 대한 의료급여비용 지급보류 처분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불법 '사무장병원'이라는 경찰의 수사 결과 통보를 받고 지자체가 의료기관에 의료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한 처분을 위헌을 전제로 위헙하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 의료재단이 관할 시장을 상대로 낸 의료급여비용 지급보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의료인이 아닌 B·C씨는 지난 2007년 재단을 설립한 뒤 의료기관 4곳을 개설·운영했다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2019년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시장에게 통보했고, 시장은 의료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B·C씨는 2020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재단은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통보만으로 지급을 보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의료급여비용 보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지급보류 제도가 의료급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당한 수단이라며 재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은 지급보류 처분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처분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법원으로서는 재판에 적용될 법률조항이 위헌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할 수 있을 뿐, 스스로 그 법률조항이 위헌을 전제로 재판할 수는 없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이에 앞서 헌재는 2024년 6월 구 의료급여법 제11조의5 제1항 중 이 사건에 적용되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 관련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지급보류 제도 자체가 전면 위헌이라는 취지가 아닌, 수사 결과가 잘못돼 이후 무죄 판결이 선고되는 등 사정 변경이 발생했을 때 취소 및 회복 절차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미치더라도 수사 결과 의료법 위반 사실이 확인돼 의료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은 계속 적용된다고 봤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 시장은 B·C씨에 대하여 법원의 무죄 판결이 확정된 이상, 개정 의료급여법 제11조의5 제4항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고 지급 보류된 급여비용에 지급 보류된 기간의 이자를 가산해 해당 의료급여기관에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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