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투표용지 사태' 수사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와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를 거쳐 특검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수사 인력 확보와 수사 연속성 문제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최근 '선관위 특검법' 추진에 합의했다. 합수본은 지난달 9일 출범해 투표용지 의혹 수사에 착수했고, 국조특위는 같은 달 18일 출범해 진상규명에 나섰다. 향후 특검이 출범하면 합수본 수사를 이어받게 된다.
당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시작된 의혹은 지방선거 당일 투표율 입력 조작 정황으로까지 번졌다. 이에 합수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기도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하고 충청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정황을 포착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여야가 특검 도입에 합의하면서 이미 진행 중인 합수본 수사는 향후 특검으로 넘어가게 됐다. 특검은 이달 내 특검법안이 통과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 아래 다음달 말에는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투표율 입력 조작 정황이 발견되자 국정조사 기한 연장을 요구하는 등 태세를 전환한 것은 변수다. 특히 국민의힘이 '부정선거론'과 이어지는 선관위 서버를 수사 대상으로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를 선순위에 둘 수 있어 선관위 특검 출범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 특검이 닻을 올리더라도 중대사건 수사가 합수본, 특검으로 돌고 돌면서 혼란도 우려된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도 예다. 하나의 사건을 여러 수사기관에서 들여다보면서 난항을 겪는 사례다.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가 수원지검의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인권침해 의혹을 조사한 데 이어, 현재는 종합특검이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등 외부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사실상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다. 종합특검은 당초 윤석열 정부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개입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지만, 현재 수사는 사실상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산하 진상조사단도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한 사건에 여러 기관이 차례로 관여할 경우 수사 범위와 방향이 달라지거나, 기존 수사 결과를 다시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사 효율성과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대형 사건 수사가 별도 수사조직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수사 효율성도 문제 된다. 수사팀이 바뀔 때마다 기존 자료를 검토하고 새롭게 수사팀을 꾸리는 과정이 반복되면 인력 운용의 부담이 커지고, 사건 처리 연속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표지 사태 역시 특검이 출범하면 기존 합수본 수사 자료의 승계와 추가 수사에 필요한 인력 확보 방안이 핵심 과제로 남게 된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국민참청권 침해 진상규명 특검법안에 따르면 선관위 특검은 특별검사 외에 특검보 5명, 파견검사 30명,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 70명, 특별수사관 50명 규모다. 이는 민중기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보다 크다.
조작기소 특검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한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 진상규명 특검법안에 따르면 특별검사 외에 특검보는 6명, 파견검사 30명,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 170명, 특별수사관 150명을 임명할 수 있다.
검찰의 인력 상황은 최악이다. 이미 내란·김건희·채상병 등 기존 3대 특검, 쿠팡·관봉권 특검,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에 검사들이 파견돼 수사와 공소유지를 맡고 있다.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산하 진상조사단,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에도 검사가 파견됐다. 퇴직·휴직 검사도 급증하면서 전국 검찰청 미제사건은 역대 최대인 14만 건을 넘는 수준이다.
수사권도 문제가 된다.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대로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통과되면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과 동시에 검사의 수사는 불가능하다. 별도 입법이 없으면 특검 파견 검사들의 수사는 위법해진다. 합수본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특검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지고 그만큼 수사는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종합특검도 검사수 부족에서 비롯된 수사 고충을 여러 차례 호소한 바 있다.
검사의 수사는 금지되는데 수사할 검사가 필요한 사건과 특검의 수는 불어나는 역설이 벌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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