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범에 속아 계약서 만들어준 공인중개사…대법 "배상 책임"
  • 장우성 기자
  • 입력: 2026.07.26 13:30 / 수정: 2026.07.26 13:30
중개하지 않고 계약서 작성해 '방조' 판단
실제 중개를 하지 않았는데도 전세사기범의 말을 믿고 전세계약서를 작성해준 공인중개사도 피해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실제 중개를 하지 않았는데도 전세사기범의 말을 믿고 전세계약서를 작성해준 공인중개사도 피해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실제 중개를 하지 않았는데도 전세사기범의 말을 믿고 전세계약서를 작성해준 공인중개사도 피해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대부업체 A사가 B 씨에게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C 씨 등은 가짜로 임차인을 모집하고 전세계약서 등을 위조한 후 금융기관에서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을 받는 대출금 편취 범행을 저질러 사기죄 등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들의 범행으로 피해를 본 A사는 공인중개사인 B 씨가 쌍방대리인으로 행세한 C 씨의 말만 믿고 중개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만 작성해줘 대출금 만큼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B 씨의 중개상 과실과 A사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이와 달리 대법원은 B 씨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된 때에만 거래계약서 등을 작성·교부해야 하고, 중개를 하지 않았는데도 함부로 거래계약서 등을 작성·교부하면 안된다"며 "이같이 계약서를 작성해 실제의 거래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교부하면 제3자가 계약서상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거래를 할 가능성이 있음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 씨의 행위는 대출금 편취 범행을 방조한 행위로 평가했다. 공인중개사법상 공인중개사의 주의 의무를 위반해 가짜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을 해준 A사가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C 씨가 공인중개사에게 임대인의 실제 개인 정보를 제공했고 전세계약서상 임대인 계좌로 보증금이 입금되는 등 B 씨도 C 씨 일당의 조직적 범행에 속았다고 볼 수 있어 손해배상책임 제한 사유로 볼 여지는 있다고 봤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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