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예은 기자]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된 2018년 1월1일 이후 제휴 카드 등에 적립한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은 부가세 과세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7년 시행령이 마련됐지만, 법률 개정 없이 시행령만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숙희 대법관)은 22일 GS리테일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경정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깨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자동차용품 업체 A 사가 법 개정 이전의 포인트 결제액에 부과된 부가세를 취소해달라며 안양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주심 이흥구 대법관)에서는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파기하고 수원고법에 환송했다.
대법원은 두 사건 모두 부가세법 개정 이전 시행령만을 근거로 포인트 결제액에 부가세를 부과한 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들 업체는 고객이 물건을 구매할 때 제휴카드나 제휴사를 통해 포인트 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만일 고객이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하면 이를 제외한 금액은 고객에게, 포인트 상당액은 제휴 카드사나 제휴 사업자로부터 정산받았다.
이후 업체들은 제3자가 지급한 포인트 사용액도 고객에게 상품 가격을 깎아준 ‘에누리액’에 해당해 부가세 과세표준인 공급가액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세액 환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2017년 4월1일 시행된 개정 부가세법 시행령에 따라 '제3자 적립 마일리지'도 부가세 부과 대상이라며 이를 거부하자 소송전이 시작됐다.
두 사건을 심리한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GS리테일은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선 포인트 결제액은 '에누리액'이라는 판단이 나오며 승소했다. 반면 A 사의 1·2심 재판부는 시행령 규정에 따라 제3자 적립 포인트 사용액에도 부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상고심의 쟁점은 제휴사 등 제3자 적립 마일리지나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에도 부가세를 매길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은 법률 개정 전 거래에 부과된 부가세는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시행령에 근거한 것으로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제3자 적립 포인트 결제액을 과세표준에 포함하는 시행령을 2017년 4월 먼저 시행한 뒤 법을 개정했지만, 법률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대통령령만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 개정 전 A 사의 포인트 결제액에 부과된 부가세는 모두 취소돼야 한다고 결론냈다.
반면 GS리테일에 대한 과세는 일부 적법하다고 봤다. 부가세법을 개정할 때 과세표준이 되는 공급가액에 '마일리지 등으로 결제하는 거래'를 포함한 만큼, 2018년 1월1일부터는 포인트 결제금에도 부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조세의 종목과 세율 등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 사항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해야 하고, 법률의 위임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만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면서도 "법률에 의한 위임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는 적법하게 과세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해 입법자의 결단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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