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비례대표 후보 '선거사무소·후원회' 금지 합헌"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6.29 16:47 / 수정: 2026.06.29 16:47
"비례대표 경선 전국 단위 비효율"
경선 과열 방지·비용 부담 고려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개인 선거사무소 설치와 후원회 지정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더팩트DB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개인 선거사무소 설치와 후원회 지정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더팩트DB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개인 선거사무소 설치와 후원회 지정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4일 비례대표 후보 지망자에게 선거사무소 설치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57조의3 1항 1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3(합헌)대 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후원회 지정을 금지한 정치자금법 6조 4호 등에 대해서도 재판관 4(합헌)대 4(헌법불합치) 의견으로 모두 합헌 결정했다.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의견이 합헌 의견보다 많았지만 헌법불합치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인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유지됐다.

청구인인 이은주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후원금 312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21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 전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자도 지역구 예비후보자처럼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알리고 정치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도 선거사무소 설치와 후원회 지정을 전면 금지한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전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24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이은주 전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24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합헌 의견을 낸 정정미·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선거사무소 설치 금지 조항에 대해 "당내 경선의 과열을 막고 질서 있는 경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비례대표 경선은 전국 단위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특정 장소에 선거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식은 효율성이 크지 않고, 인터넷 게시글이나 동영상, 문자메시지 등 다른 경선운동 수단도 충분히 허용되고 있다고 봤다.

또한 "선거사무소 설치에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이를 허용할 경우 후보자의 경제력이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후원회 지정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이 합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지역구 예비 후보자는 선거사무소와 선거사무원 운영 등 비용 부담이 큰 선거운동이 허용돼 후원회를 통한 자금 확보 필요성이 크지만, 비례대표 후보자는 문자메시지·전자우편 발송 등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은 경선 운동만 허용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전국에 분산된 비례대표 후보자의 후원회를 관리·감독하는 데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점도 고려했다.

반면 김복형,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재판관은 두 조항 모두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은 "비례대표 후보자 역시 경선 운동을 위한 공간과 정치자금이 필요한 현실을 고려하면 선거사무소 설치와 후원회 지정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신진 정치세력의 진입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환 헌재소장은 2024년 대법관 재임 시절 이 전 의원의 상고심을 심리해 이번 사건에서 회피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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