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신군부 불법구금' 김종필…장녀 1억4천만원 배상 판결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6.28 12:35 / 수정: 2026.06.28 12:35
장녀 김예리 씨, 국가 상대 손배소 승소
"중대한 인권침해…소멸시효도 미완성"
1980년 비상계엄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불법 구금되고 재산 헌납을 강요당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유족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뉴시스
1980년 비상계엄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불법 구금되고 재산 헌납을 강요당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유족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뉴시스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1980년 비상계엄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불법 구금되고 재산 헌납을 강요당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유족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정하정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김 전 총리의 장녀 김예리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국가가 원고에게 1억4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김 전 총리는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 당일 '권력형 부정 축재 혐의자'로 지목돼 자택에서 강제 연행됐다. 이후 같은 해 7월2일까지 47일간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국회의원직 사퇴와 재산 헌납을 조건으로 석방됐다.

당시 계엄사령부는 김 전 총리 등을 권력형 부정축재자로 발표하며 "정부의 정화 의지에 따라 재산을 국가에 자진 헌납하고 모든 공직에서 스스로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 서거 이후 장녀 김씨는 2022년 12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부친에 대한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진실화해위는 2024년 10월 국가가 강압적으로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받고, 이를 토대로 재산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진행해 의사결정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김 씨는 지난해 1월 선친이 불법적으로 재산을 헌납하고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났으며 부정축재자로 낙인찍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 측은 진실화해위 결정에는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법적 효력이 없고 김 전 총리가 자발적으로 재산 헌납 의사를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진실화해위 결정 내용을 받아들여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수사관들이 구속영장 등 적법한 절차 없이 고인을 연행·구금하고 협박 등 강압적인 방법으로 재산 헌납 기부서와 국회의원직 사퇴서 등을 작성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공권력을 남용한 직무상 불법행위로 고인과 가족들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과거사정리법이 규정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므로 민법상 10년의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으며 김 씨가 진실규명 결정을 통지받은 뒤 3년 이내 소를 제기한 만큼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도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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