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한대균 부장판사)는 20일 엄 검사와 김 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첫 공판을 열었다.
안권섭 특별검사팀(상설특검)은 "엄 검사는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으로, 김 검사는 차장검사로 근무하면서 쿠팡 퇴직급여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던 주임검사에게 무혐의 방향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지석 당시 형사3부장이 추가 수사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배제한 채 대검찰청 보고 절차를 진행했다"며 "김 검사는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마치 주임검사가 작성한 것처럼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엄 검사는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주임검사에게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준 사실이 없고, 문 검사도 불기소 의견에 동의했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엄 검사 측은 "특검이 이미 기소 결론을 정해두고 중요 물증을 누락한 채 허위 수사와 짜맞추기 기소를 했다"고 반박했다.
엄 검사 측 변호인은 "엄 검사는 휴대전화 비밀번호까지 제공하며 수사에 협조했지만 특검은 직권남용의 동기를 전혀 찾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은 직권남용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공소제기 절차도 위법해 무효"라고 강조했다.
엄 검사도 직접 발언에 나서 "특검이 가장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무혐의 지시 부분은 결국 증거를 찾지 못해 기소도 하지 못했다"며 "그런 내용을 경위 사실로 공소장에 넣어 재판부에 선입견을 주려 한 것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질적으로는 누가 먼저 무혐의 방향을 제시했는지가 쟁점인데, 이를 위증 문제와 뒤섞어 예단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검사 측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쿠팡 사건은 확립된 법리에 따라 정당하게 처리된 사건"이라며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 개진 절차도 충분히 보장됐고, 문 검사도 최종 혐의없음 처분 결재 당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내달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엄 검사와 김 검사는 지난해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청장과 차장검사로 각각 근무하면서 주임 검사에게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도록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 또는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현 수원고검 검사)의 의견을 묵살하고, 제대로 된 수사·보고 없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엄 검사는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무혐의 처분 가이드라인을 준 바 없다', '불기소 관련 회의에 문 검사도 참석해 동의했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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