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2심 징역 15년으로 감형…일부 혐의 무죄로 뒤집혀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6.05.07 11:49 / 수정: 2026.05.07 17:39
재판부 "내란 가담 편에 서...회피성 진술"
1심보다 8년 줄어…한 측 “납득 안돼 상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한 전 총리 측은 판결 직후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7일 오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허위 공문서 작성,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 전 총리에게 15년을 선고했다. 징역 23년을 선고한 1심보다 8년 줄었다.

2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가 이뤄진 것처럼 형식적 정당성을 갖추고, 계엄 선포 이후에는 국무위원 서명을 받으려 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범행에 중요임무 종사자로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선포문 표지를 사후 작성해 서명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수사 개시 뒤 관련 문서를 파쇄하도록 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공용서류손상)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내란행위 과정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 시비를 차단하고자 선포에 앞서 필수적 사전 절차인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듯한 외관을 형성했다"며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의 이행 방안을 관계 부처 장관과 논의·이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내란행위의 중요임무에 종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조치와 내란이 초래하는 광범위한 피해와 혼란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과 지위에서 오는 막중한 책무를 저버린 채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방식으로 내란 가담 편에 섰고, 죄책을 감추기 위한 사후 범행까지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또 "'비상계엄 충격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책임 회피성 진술을 이어갔다"며 "국민과 역사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자책하며 살아왔다는 피고인 진술을 감안하더라도 그 비난 가능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작위' 혐의는 대부분 무죄로 뒤집었다. 1심이 유죄로 판단한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국무회의 파행적 운영 책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를 막지않은 책임은 무죄로 봤다.

헌법재판소 위증 혐의 일부도 1심과 달리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문건을 건네는 장면을 본 적 없다"는 증언은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한 전 총리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받은 적 없다"는 발언은 1심과 같이 허위 진술로 보고 위증 혐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이날 선고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나 법리 측면에서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피고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상계엄 선포를 막기 위해서 노력을 했었다"라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특검팀은 "원심 선고형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분석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지난달 7일 결심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이에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하며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도록 한 책임이 있다며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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